러시아, 브릭스 서밋 앞두고 달러 대체할 결제 시스템 제안

재무부·중앙은행 문서 배포…증권 청산소, 곡물거래소 촉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브릭스 고위급 안보 대표 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0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러시아가 달러 패권의 종식을 촉구하며 서방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국제 결제 대체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배포 문서를 통해 브릭스 중앙은행을 서로 연결된 상업 은행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결제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하고 있어 미국 달러의 지배를 종식해 새로운 금융시스템을 개편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국가 통화로 뒷받침되는 디지털 토큰을 저장하고 전송할 수 있다. 그러면 해당 통화를 쉽고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어 달러 거래가 필요없다.

러시아는 이 시스템을 통해 중국과 같은 우방국과 무역 결제에서 늘어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지 은행들은 미국의 2차 제재를 받을 것을 우려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문서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기존의 국제 경제기구를 대체할 조직을 꾸릴 것을 촉구하면서 증권거래를 정산하는 '브릭스 청산소' 플랫폼을 제안했다.

또 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밀 수출국으로서 농산물 국제가격이 결정되는 서구 증시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브릭스 곡물거래소의 설립도 촉구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제안에 다른 브릭스 국가들은 미온적 반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브릭스 정상회의 준비회의에 대부분 브릭스 회원국은 재무장관 혹은 중앙은행 총재를 파견하지 않고 하위 관리들을 보냈다.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의에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까지 포함한 9개 회원국 이외에도 협력을 원하는 15개국의 지도자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외무장관도 참석한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