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석유시설 타격하면 유가 200달러·인플레 유발"
카르그섬 '석유 수출 터미널' 공격 땐 이란 수출력 악영향
전문가 "군사시설 겨냥할 수도…양국 모두 소모전 안 원해"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타격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또한 유발시킴으로써 세계 경제를 매우 약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이스라엘은 보복을 다짐하고 표적을 살피고 있다. 곧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이 시행될 것이란 관측 속 유력 표적으로는 석유 인프라가 꼽힌다.
13일(현지시간) 독일 언론 '도이체 벨레'(DW)에 따르면 스웨덴 은행 SEB의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 비야른 쉴드롭은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자산을 공격할 경우, 유가는 쉽게 2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마지막으로 100달러를 넘어섰을 때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 침공했을 때다.
이스라엘의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 인프라로는 카르그섬에 있는 이란의 석유 수출 터미널, 반다르 아바스의 정유소, 이란과 카타르 공동 소유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부셰르 석유 터미널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도 공격 시 가장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곳으로는 카르그섬의 석유 수출 터미널이 꼽힌다. 이란 유조선 대부분은 카르그섬에서 선적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곳의 시설이 중단되면 이란의 수출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다르 아바스는 원유 수출의 핵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란 최대 해군기지가 들어선 곳이다. 부셰르 석유 터미널은 동일한 이름의 원자력 발전소가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이란이 석유 시설 공격을 받은 후, 그 대응으로 페르시아만 입구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중동 석유 수출의 핵심 통로가 막히는 일이 되기 때문에 이 또한 세계 원유 시장의 악재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에너지 가격이 장기간 급등하면 인플레이션 상승, 이를 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져 국제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선 이스라엘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시설을 포함한 정권 및 군사 시설을 겨냥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기도 한다.
미국 몬테레이 미들버리대 국제대학원 비확산전문가인 애브너 코헨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네타냐후가 그런 조치(석유 시설 타격)를 취하지 않을 만큼 현명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속 미국이 네타냐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상징적 공격'이 이뤄질 상황에 무게를 뒀다.
그는 또 "두 나라(이란과 이스라엘)는 모두에게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폭력의 순환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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