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 "미국, 이란 석유 추가 제재…불법·부당하다"

'그림자 선단' 추가 등재…유가 120달러 '꼬리 위험'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기습 방문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언론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0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의 석유산업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가 불법이고 부당하다고 이란 외무부가 13일 비난했다. 미국이 이란의 석유 및 석유화학 산업에 새로운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불법적이고 정당하지 않다"며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정당하고 합법적이라며 미국의 새로운 제재에 대응할 권리를 주장했다.

지난 11일 미국 재무부는 이란 석유 및 석유 화학 제품 선적에 관여한 혐의로 최소 10 개 회사와 17 척의 선박을 제재 명단(블랙리스트)에 추가 지정했다. 미 재무부는 블랙리스트에 추가 등재된 단체들이 기존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 석유판매에 관여하는 이란의 '그림자 선단'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 또한 6개 기업과 6척의 선박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해당 조직들이 이란으로부터 석유 또는 석유 제품의 구매, 취득, 판매, 운송 또는 마케팅을 위해 고의로 중대한 거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위협과 최대 압박 정책"이 "이란의 주권, 영토 보전, 국익 및 시민을 침해와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방어하려는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스라엘이 "무고한 사람들을 계속 죽이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통일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이 이란 석유에 추가로 제재를 가한 것은 유가가 8월 이후 최고에 달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은 보복할 대상을 이란의 군사 및 에너지 인프라 시설로 좁혔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왔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가한 이달 초 이후 유가는 10% 가까이 올라 배럴당 80달러에 최근접했다.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유가 전망 기사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인프라를 공격하면 이란은 바레인이나 아랍에미리트와 같이 이스라엘과 경제 협정을 체결한 산유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는 걸프만 석유의 대부분이 통과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될 수 있고 이 경우 유가는 2022년 최고치인 120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