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 바주카포는 없었지만…"국경절 여행 지난해 수준 이상"

시장 기대 10조위안 vs 1000억 위안 조기 투입
중국 대항마로 여겨졌던 인도는 매도세 공포

국경절 연휴를 마치고 귀성객들이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 기차역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2024. 10.7 ⓒ AFP=뉴스1

(서울·베이징=뉴스1) 신기림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이 기대했던 초대형 재정 바주카포를 쏘지 않았다. 중국 중앙 정부는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대규모 추가 재정 부양책을 자제했고 중국 주식시장의 랠리가 주춤해질 위험에 놓였다.

하지만 2주 전 내놓은 깜짝 통화완화 카드에 중국 경제의 반등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의 대대적 부양책으로 인도 주식시장에서 중국으로 주식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기대 10조위안 vs 1000억 위안 조기 투입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정산제 위원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1000억위안 규모의 투자계획을 조기 투입하고 초장기 국채발행 계획도 공개했다.

장 위원장은 8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초장기 특별국채 1조위안은 이미 프로젝트와 지방정부에 하달된 상태"라며 "내년에도 초장기 특별국채를 지속해서 발행하고 투자를 최적화해 핵심프로젝트 건설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내년 중앙 예산에 배정된 1000억위안 규모를 투입하고 1000억위안의 핵심 프로젝트 건설 목록을 발표해 지방정부가 사전 작업을 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주 전 중앙은행 인민은행의 판궁성 총재가 내놓은 깜짝 부양책과 비교해 세부사항이 부족했다는 실망감이 금융시장에서 역력했다. 발개위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30분 앞두고 개장한 중국 본토 증시는 10% 넘는 급등세로 출발했지만 기자회견 이후 상승폭을 빠르게 축소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우리 시간으로 오후 3시 기준 3.28% 상승했다. 본토와 대조적으로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10% 이상 폭락했다가 낙폭을 7%로 줄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헤론 림은 AFP통신에 "중국이 더 큰 부양책을 내놓기를 꺼린다는 것은 이번 랠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빅뱅 바주카포 수준의 더 많은 재정 부양책을 기대했지만 이번 기자회견으로 이러한 기대는 무너진 것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기자회견에 앞서 10조 위안 이상의 잠재적 패키지를 기대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중국 증시 전망을 상향하며 주가가 15~20%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황금연휴 선전시 신규주택 판매 10배 급증

하지만 이번 재정 부양이 완화적 통화정책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주택 부양조치로 일주일 동안 국경절 연휴 기간 주택판매가 급증하고 초기 수치지만 국내여행은 지난해 수준을 넘기며 소비심리도 회복될 조짐을 보였다.

주택 도시농촌 개발부를 인용한 CCTV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는 10월 첫 사흘 동안 새 주택 구매 의향이 두 배로 증가했다. 선전에서는 이달 첫 6일 동안 새 주택 판매가 10배 이상 급증했고, 중고 주택 거래는 3배 이상 늘었다.

또 증권보에 따르면 선전에서는 일부 구매자가 직접 보지 않고도 아파트 보증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CSI300지수는 9월 중순 3200에서 4000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12개월 안에 4600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련의 부양책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0.4%포인트 이상 오를 수 있고 실물경제에 1조위안이 추가로 투입될 때마다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골드만은 예상했다.

한편 중국 대항마로 여겨졌던 인도는 매도세 공포가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에 따라 신흥국 투자전략 포지션이 중국 매수, 인도 매도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선섹스 지수는 올들어 13% 뛰었지만 지난 한 달 동안 상승폭은 0.25%에 불과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