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경제정책 시계 제로…"강력한 우군 부재에 실행력 의문"(종합)
자민당 총재 선거 금융시장 불안…닛케이 4% 급락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도쿄 증시가 4% 넘게 떨어졌다. 집권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가 깜짝 승리를 거두면서 투자자들은 일본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225지수는 30일 오전장에서 4%대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오전 10시 22분 기준 닛케이 지수는 4.31% 급락한 3만8111.75를 기록했다. 엔화 강세도 증시를 끌어 내리고 있다. 달러당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0.32% 올라 142.64엔을 나타냈다.
증시는 이시바 자민당 총재가 경제 정책적으로 매파적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급락세다. 특히 투자자들은 기업과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인용한 일본 전문 애널리스트들 분석에 따르면 이시바의 정책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증시의 단기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이시바가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금융 자산 소득에 대한 세율 등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때까지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역대 최다 후보가 나왔다는 점에서 여권이 얼마나 분열됐는지를 보여줬다. 따라서 이시바가 정책 추진력 측면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제너자산관리의 데이비드 미친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T에 이시바가 "의회에서 개인적으로 강력한 우군이 없다는 점은 그의 (정책) 실행력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MUFG증권의 로버트 펠트먼 이코노미스트는 자민당 내에서 "주요 경제정책 차이가 지속되고 있고 이는 새로운 총재를 선출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시바는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 계획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정부 지출을 통해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경제의 발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는 현재로서는 추가 금리 인상을 "어리석은 일"이라고 표현한 최대 경쟁자였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과 달리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려는 일본은행의 행보를 계속 지지해 왔다. 또한 일본 개인저축계좌와 유사한 새로운 비과세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투자 소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인상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시바 당선 직후 닛케이 선물지수가 6% 추락해 증시 약세를 예고하면서 29일 그는 NHK방송에 추세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덕분에 30일 오전장에서 닛케이 지수의 낙폭은 당선 직후 6%보다는 낮은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시바는 과거 일본은행의 공격적 통화 완화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지만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시바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물가 안정을 달성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일본은행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시바의 이번 발언이 통화정책적으로 비둘기파적인 노선을 취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시바는 통화정책이 대체로 완화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제로에 가까운 금리의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시바는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상 비둘기와 매파적 발언을 모두 내놓았다. 8월 인터뷰에서 이시바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해 "올바른 정책 궤도에 올랐다"며 추가 정상화(금리인상)를 지지했다. 하지만 9월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소비 부진에 대해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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