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 항만 파업 내일 시작…대선 앞두고 고용·인플레 위험
30개 항구 폐쇄, 미국 해상운송 절반…하루 50억달러 손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해상운송의 절반을 차지하는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에서 파업으로 공급망 지연과 혼란이 우려된다. 이번 항만 파업으로 경제에 하루 50억 달러(약 6조 55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선원협회 노조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에서 이틀 후인 10월 1일부터 파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미국 해사 동맹(USMX)은 반세기에 걸친 임금 예속 문제를 해결하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USMX는 미국 동부 및 멕시코만 연안 산업의 고용주를 대표한다. 노조원들은 메인에서 텍사스까지 이어지는 항구에서 파업에 돌입하면 1977년 이후 처음으로 해안 전역에 걸친 파업이 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지역은 미국 해상운송의 절반을 차지한다.
대선을 한달 여 앞두고 파업이 발생하면 고용은 위태로워지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주요 항구에서 식량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자의 흐름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동부 해안과 걸프만 항구에서의 파업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노동 중단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매일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어 미국 전역의 기업, 근로자,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매업체, 자동차 제조업체 및 기타 기업들은 거의 30개의 항구를 폐쇄할 수 있는 파업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세우면서 치솟는 운임에 직면했다.
북유럽에서 미국 동부 해안까지 단기 계약으로 40피트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평균 비용은 8월 말 이후 29% 상승한 2376달러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에 매일 5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파업이 일주일 넘게 훨씬 더 길어질 경우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볼 수 없었던 텅 빈 진열대와 가격 상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파업에 따른 물류 대란이 발생하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기업과 관계자들은 우려한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대형 소매업체들은 운송 차질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연말 상품 수입을 앞당기고 서해안 해상 및 철도 운송업체와 예약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재고를 보관하는 데 필요한 추가 창고 공간으로 인해 기업의 운임 비용이 최대 20%까지 상승했다고 컨설팅 업체 웨스트몬로의 브라이언 파출라 공급망 전문가는 말했다.
항만 혼잡은 선박 공급을 제한하고 선주가 고객에게 부과할 수 있는 가격을 인상하여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의 비용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
서해안으로 더 쉽게 우회할 수 있는 아시아발 운송 비용은 그동안 상승하지 않았지만 파업이 계속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제네타의 피터 샌드 수석석 분석가는 전망했다.
그는 홍해에서 후티 무장 단체의 선박 공격으로 이미 무역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서의 운송 지연은 전 세계적으로 운송 비용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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