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규모 완화 공습…지준율 0.5% 낮추고 연내 추가 인하 시사(종합)

연준 빅컷 덕분에 숨통…"올해 성장 달성 위해 완화 개시"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 5%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부양 공습에 나섰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부터 국가금융감독관리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까지 총동원해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대규모 완화 조치를 쏟아 냈다.

먼저 인민은행은 시중 은행의 의무 현금 보유 비중인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p) 곧 인하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베이징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준율 인하를 통해 1조위안(약 190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은 올해 적절한 시점에 지준율을 25~50b(1bp=0.01%p) 더 낮출 수 있다고 판 총재는 덧붙였다.

다른 중요한 중단기 정책 금리도 인하를 예고했다. 7일 짜리 역레포 금리는 기존 1.7%에서 1.5%로 20bp 인하한다. 중기 유동성창구(MLF) 대출 금리는 30bp, 대출우대금리(LPR) 금리는 20~25bp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판 총재는 말했다. LPR은 최근 중국 금융시장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기준으로 삼는 정책 금리다.

판 총재는 일련의 금리인하를 통해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동반 하락을 유도하고 시중은행의 순이자 마진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판 총재는 "적격 증권, 펀드, 보험회사가 자산 담보를 통해 중앙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침체에 빠진 주택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도 나왔다. 2주택의 대출 최소 계약금(쇼우푸) 비율을 25%에서 15%로 낮춰 1주택과 2주택 대출의 쇼우푸 비율을 통일했다. 또 판 총재는 기존 모기지 이자율도 평균 0.5%p 낮아져 주택 소유자의 모기지 이자 부담이 평균 1500억위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중국 경제 당국들의 고위급 기자회견은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예상보다 큰 폭(50bp)의 빅컷을 단행하며 중국 위안화 절하 압력이 약해졌고 완화의 숨통이 트인 셈이다.

CNBC 방송은 "중국 인민은행이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압력 속에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는 완화 사이클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완화 공습에 아시아 금융시장도 랠리로 화답하고 있다. 우리 시간으로 오전 10시 45분 홍콩 항셍지수는 2.43%, 중국 본토 CSI300 지수는 1% 넘게 뛰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중국 거시 전략 책임자인 베키 리우는 블룸버그에 "금리 인하와 지준율 인하가 동시에 발표되면서 통화 정책 완화는 예상보다 과감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대규모 금리 인하에 이어 (중국도)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더 과감한 완화 정책이 나올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