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춘추 전국시대'…"5년 동안 16개 약물 출시"

최강 노보 노디스크, 6~12세 체질량 지수 7.4% 감소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생산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가 영국 런던의 약국에 배치돼 있다. 2024.03.09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앞으로 5년 동안 16개 약물 출시로 춘추 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의 치료성분이 12세 미만의 아동 비만에도 효과적이라며 업계 최강 자리를 지키기 위한 굳히기에 들어갔다.

최근 모닝스타, 피치북의 애널리스트들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2029년까지 16개 약물이 출시돼 규모가 시장 규모는 2031년까지 2000억달러(약268조원)로 커질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월가에서 예상한 비만시장 규모인 1700억달러보다 300억달러 불어난 것이다.

이중 700억달러는 위고비와 같은 GLP-1계열의 새로운 약물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경쟁사들이 쏟아지면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기 때문에 가격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031년까지 당뇨병 환자의 41%와 비당뇨 비만 환자의 거의 4분의 1이 GLP-1 치료제를 사용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예측했다. 향후 18개월 동안 비만 분야의 주요 제약사들은 비만 전문 중소기업들을 상당히 인수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봤다.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 비만 치료성분 리라글루타이드가 6세 어린이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임상이 나왔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 리라글루타이드 주사펜을 1년 넘게 사용한 6~12세 어린이는 위약을 사용한 어린이에 비해 체질량(BMI) 지수가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라글루타이드는 노보 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오젬픽 및 위고비 같은 GLP-1 계열의 당뇨병 및 체중 감량 치료제다. 82명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임상 시험의 결과는 노보의 최대 라이벌 미국 일라이 릴리가 비만 경구약을 개발중인 가운데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노보의 마틴 홀스트 랑게 개발 책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 의약품청으로부터 리라글루타이드의 사용을 12세 이하로 확대하기 위해 규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FT에 "어린이 5명 중 1명은 비만을 앓고 있으며 성인 비만의 가장 큰 예측 인자 중 하나는 소아 비만이므로 해당 연령대에 대한 잠재적 개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오젬픽과 위고비의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험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이미 12세 이상에 대한 승인을 받았으며 리라글루타이드보다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고 FT는 전했다. 하지만 성인과 마찬가지로 메스꺼움과 구토의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약물 사용을 중단한 사람들은 빠르게 체중이 회복되어 약물을 통한 비만 치료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