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엔화 8개월래 최강세…트럼프 리스크 후퇴에 안도 랠리

온라인 베팅사이트 프리딕트잇 "해리스 55%, 트럼프 47%"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엔화가 미국 달러 대비 8개월 만에 최강세를 나타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날선 TV 토론 직후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우위를 점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11일 우리 시간으로 오후 1시 1분 기준 달러당 엔화는 141.35엔 수준으로 1.6% 강세다. 엔화는 올해 1월 초 이후 최고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트럼프가 이길 경우 관세와 재정지출로 인한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TV 토론에서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우세했다는 쪽으로 기울면서 달러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토론이 끝난 후 온라인 베팅 사이트 프리딕트잇에 따르면 해리스의 승리 확률은 2센트 상승한 55센트로, 트럼프의 확률은 5센트 하락한 47센트로 나타났다. 각자 이길 경우의 가격을 1달러로 보고 해리스는 55% 확률, 트럼프는 47% 확률이라는 얘기다.

이번 토론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는지에 대한 실시간 단서를 제공할 자산으로 주목받는 비트코인은 2.5% 하락세다.

트럼프는 자칭 암호화폐의 대통령으로 비트코인은 '트럼프 트레이드' 중 하나로 불린다. 비트코인 하락은 트레이더들이 해리스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즈호 증권의 쇼키 오모리 전략가는 로이터에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회에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며 경제 정책을 명확하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오모리는 해리스 또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현 시점에서 달러의 방향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토론회가 "시장에 약간의 안도감을 줬다"고 덧붙였다.

또 일본은행의 나카가와 준코 이사가 "실질 금리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정책을 긴축할 여지가 더 많다"고 말한 점도 엔화에 힘을 실어줬다. BOJ는 9월 20일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달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학자 대다수는 연말까지 추가 긴축을 예상했다.

반면 9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4년 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 유력시된다. 인하 폭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연준금리 선물시장은 인하폭 25bp(1bp=0.01%p) 확률을 67%, 50bp 인하 확률을 33%로 가격에 책정했다. 시장의 더 큰 관심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이번 금리인하 폭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8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6% 상승하여 7월의 2.9%에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털닷컴의 선임 시장 분석가인 카일 로다는는 "연준이 필요할 경우 50bp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를 시장은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상당한 하방 서프라이즈는 수요 충격이 확산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