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수입차 전성시대 끝났다…현지 브랜드 전기차 급부상"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에서 수입차가 지난 수십년 간 누리던 '영광의 시대(glory days)'는 끝났다고 미국 CNN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야디, 샤오펑과 같은 중국 현지 브랜드의 전기차가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는 몰락의 길에 접어 들었다고 CNN은 진단했다.

중국 승용차 협회(CPCA)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 중국 내 자동차 판매에서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점유율은 2년 전 같은 달의 53%에서 33%로 하락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지금 가격전쟁에 들어가면 정말 바닥을 향한 경쟁"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전기차 전문 컨설팅업체 던인사이트의 마이클 던 CEO는 "중국에서 높은 성장률과 막대한 수익을 누리던 영광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수입차가 몰락한 것은 아니다. 미국 전기차 테슬라는 기적처럼 중국 시장에서 살아 남았다. 던 CEO는 테슬라의 등장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점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전기차를 "새로운 쿨(new cool)"의 이미지로 구축했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계속해서 전기차 성능을 개선하면서 비야디부터 네오, 리오토까지 중국 현지 전기차 업계에도 '후광효과'를 유발했다고 던 CEO는 말했다.

세대교체도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도움이 됐다. 컨설팅업체 오토인사이트의 튜 르 전무이사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자동차를 많이 구매한 것은 부모세대였고 당시 에는 중국 브랜드를 신뢰하지 않았지만 현재 시장은 그들의 자녀 세대들이 자리한다"고 말했다.

자녀 세대는 알리바바, 징둥닷컴으로 물건을 사고 위챗을 사용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없다고 르 전무이사는 CNN에 설명했다.

코로나 폐쇄로 글로벌 자동차들이 전기차 부문에서 경쟁력이 약해진 측면도 있다. 중국이 수 년 동안 코로나로 봉쇄되는 사이 차량 소프트웨어, 생산속도, 배터리 기술,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 공급망 관리 등 모든 면에서 수입차들은 현저하게 뒤처졌다. 봉쇄가 해제된 이후 중국 전기차의 급성장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잃어버린 입지를 회복하기는 너무 늦었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제 중국 전기차는 국내 성공에만 만족하지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승용차 수출은 전년 대비 60% 넘게 급증해 400만대를 돌파했고 결국 중국은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에 등극했다.

던 CEO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중심은 중국"이라며 "모두가 여전히 여기서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중국과 어떻게 경쟁할지"를 염두에 둔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