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레이스 가열 속에서 엔비디아 실적에 쏠린 눈

[월가프리뷰]

뉴욕증권거래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번주 미국 뉴욕증시는 반도체를 대표하는 엔비디아의 기업 실적이라는 '슈퍼볼'을 앞두고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간판지수 S&P500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달 초에 발생한 급격하게 후퇴했지만 대부분 낙폭을 만회하며 다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한 엔비디아는 최근 저점 이후 30% 이상 급등하며 랠리의 선두에 서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150% 상승하며 S&P500의 올해 상승률 17%에서 1/4를 차지했다.

오는 28일 엔비디아의 실적 보고서와 AI에 대한 기업의 투자지속성에 대한 지침은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큰 시기의 시장 심리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CFRA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지수의 9월 실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평균 0.78% 하락으로 일년 중 가장 수익률이 좋지 않다.

올스프링 글로벌 투자의 마이크 스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엔비디아는 오늘날 시대 정신의 주식"이라며 "1년에 4번 공개되는 엔비디아 실적은 슈퍼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표현했다.

불꽃놀이를 준비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옵션 분석회사 오라츠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실적 발표 다음 날 엔비디아 주가가 약 10.3% 폭등할 것으로 점쳤다. 지난 3년간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따른 움직임보다 큰 폭이며, 같은 기간의 평균 실적 발표 후 주가 움직임인 8.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다른 대형 기술기업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이나 막대한 AI 지출에 정당화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으면 훨씬 더 처벌적으로 매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알파벳은 7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3년 초 이후 약 750% 급등하며 지난주 한때 세계에서 3번째로 가치가 높은 회사가 됐다. LSEG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수익 추정치의 약 37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20년 평균인 29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시장 심리는 엔비디아의 실적만큼이나 가이던스(전망)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주식 부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매트 스터키는 견조한 수요를 보고 있다는 증거는 기업들이 경기 둔화를 예상하고 투자를 줄이는 대신 계속 투자하고 있다는 강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미국 주식 시장의 최대 기업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목해야 할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엔비디아의 지속가능성과 내년과 내후년 수요가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통화 정책과 미국 경제의 궤적도 큰 관심사다.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의 추가 냉각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명시적으로 지지했다. 투자자들은 9월 6일 미국 노동 시장 데이터를 주시하며 지난달의 예상치 못한 고용 감소가 8월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고용이 계속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는 이달 초 시장을 흔들었던 경기침체 공포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치열한 대선 레이스도 앞으로 몇 주 동안 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가벨리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벨튼은월 주가 급등으로 인해 엔비디아의 실적이 월가에 깊은 인상을 주더라도 단기적으로 시장이 더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S&P 500 지수는 장기 평균인 15.7배를 훨씬 웃도는 예상 수익의 21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는 "주식 시장 전체가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으므로 기준이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