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두고 등판한 '비둘기' 파월…우선순위 물가 아니라 고용
"금리 인하 때가 왔다"…9월 18일 FOMC 완화 착수 시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2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1년 넘게 유지한 과거를 뒤로 하고 이제 인하할 시기가 됐다고 확인했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장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주저하지 않겠다며 이제 최우선 순위는 물가안정이 아니라 고용시장의 보호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금리 인하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파월 의장이 트럼프의 요구를 사실상 단칼에 거절한 셈이다.
◇9월 금리인하 강력 시사…물가와 싸움 끝났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심포지엄 연설에서 현재 5.25~5.5%인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11월 5일 대선을 약 7주 앞둔 9월 중순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한 다음날 파월 의장이 내놓은 발언이다. 또 트럼프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당파적으로 금리를 낮춰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지만 파월 의장이 이러한 경고를 무시했다고 볼 수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연준이 대선이 있는 해에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한다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월 18일의 금리 인하는 약 7주 만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적어도 1976년 이후 대통령 투표 전에 정책 전환이 이루어진 것 중 두 번째로 가까운 시기다.
당시 아서 번스 연준 의장은 공화당 제럴드 포드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미 카터 후보 간의 선거를 불과 4주 앞두고 짧은 완화 사이클에 착수했고 공화당의 포드는 패배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났고 이제 연준의 다른 책무인 완전고용을 위해 고용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발언으로 연준의 9월 17~18일 회의에서 4년 만에 처음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그는 예고했다.
◇"강력한 노동시장 지원하기 위해 최선"
파월 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트럼프가 자신의 집권기에 임명한 연준 인사들은 그동안 9월 금리인하를 향해 꾸준히 움직였다. 연준 위원들의 최근 발언을 종합하면 노동 시장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인플레이션은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는 경제 데이터가 중요했다.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실업률은 3.4%에서 4.3%로 거의 1% 포인트 상승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은 연준이 충분히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더 냉각되는 것을 추구하거나 환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경제에서 마지막 남은 인플레이션을 쥐어 짜내려고 더 많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용인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2% 목표에 사용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현재 2.5%이며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많은 고용 조치가 약화하기 시작하면서 파월 의장은 이제 "강력한 노동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소 한차례 빅컷 전망…8월 고용보고서 시선 집중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초기 금리 인하폭을 전통적인 25bp(1bp=0.01%p)가 아니라 50bp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현재 올해 102bp의 인하를 예상한다. 올해 남은 회의는 9월, 11월, 12월이라는 점에서 최소 1차례의 50bp 인하가 있을 가능성이 포함된 것이다.
TCW 그룹의 글로벌 금리 공동 책임자인 제이미 패튼은 블룸버그에 파월 의장이 구체적인 인하 규모를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9월에 50bp 인하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50bp 인하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제 모든 시선은 다음 정책 회의를 2주도 채 남겨두지 않은 9월 6일에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에 쏠리고 있다.
패튼은 금리 인하 속도는 "지금부터 그 사이의 데이터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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