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연착륙 희망 '고개'…잭슨홀 파월 연설에 쏠린 눈

[신기림의 월가프리뷰]빅스텝 금리인하 베팅 '뚝'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경제 연착륙(softlanding)에 대한 희망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달 초 극심한 매도세 직후 나온 고무적인 경제 지표에 힘입어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간판지수 S&P 500은 8월 5일 급락으로 2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가 이후 6% 이상 반등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도 4년 만에 최고치에서 기록적인 속도로 후퇴하며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했다.

지난주 나온 소매판매,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에 대한 보고서가 월초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지표로 촉발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반등을 주도했다.

데이터 호조는 빅테크 주식부터 7월에 가속화된 중소형주까지 올해 효과가 있었던 많은 거래에 다시 참여하려는 투자자들을 불러왔다.

에드워드 존슨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모나 마하잔은 로이터에 "진정한 성장 공포가 나타났지만 이후 경제 지표가 훨씬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최대 수혜주 중 일부는 8월 5일 이후 강한 반등을 보였다.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20% 이상 반등했고, 필라델피아 SE 반도체 지수는 14% 이상 상승했다. 7월 강세를 보였던 소형주 역시 최근 저점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러셀 2000 지수가 5% 가까이 상승했다.

한편, 트레이더들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9월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큰 폭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베팅을 철회하고 있다.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 기준금리에 연동된 선물은 9월 금리가 50bp(1bp=0.01%p) 인하할 가능성을 25%로 책정했으며, 이는 8월 5일의 약 85%에서 하락했다. 25bp 인하 확률은 75 %로 연준이 9월에 완화 사이클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합했다.

플랜트모란 투자자문의 짐 베어드 최고투자책임자는 로이터에 "경착륙(hardlanding)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 할 수는 없지만 현재 경제 모멘텀이 충분히 유지되고 있다고 믿을 만한 많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중앙은행의 연례 경제 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연설하면 연준의 계획이 더 명확해질 수 있다.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들은 "파월 연설의 핵심 하이라이트는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들어 S&P 500 지수는 16% 이상 상승했으며 7월 사상 최고치에서 약 2%를 남겨 놓고 있다. 에드워드존스의 마하자은 연착륙 시나리오와 금리 인하로 올해 랠리를 주도한 소수의 대형주 대신 더 많은 주식이 시장 상승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시장 상승을 이끈 인공지능 열기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들은 "S&P 500의 2024년 말 전망치는 상반기에 지배적이었던 인공지능 이야기를 다시 부각시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올해 6000선이라는 목표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보다 약 8%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경제 지표는 안심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연중 가장 변동성이 큰 시기 중 하나인 9월로 향하는 시장에 대한 모든 것이 명확하지는 않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에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9월 6일에 발표되는 고용 보고서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시장에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이제 문제는 다음 고용 보고서가 현 시점에서 연착륙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뒷받침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