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7주래 최강세, 155엔도 무너졌다…"슈퍼 엔저의 끝 보인다"

캐리 트레이드 청산 물결…달러/엔, 100일 이평선 밑으로

일본 엔과 미국 달러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엔화가 7주 만에 최강세를 나타냈다. 기록적 엔저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저리의 엔화로 다른 고금리 자산을 매입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풀리기 시작했다.

2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24분 기준 달러당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0.6% 떨어진 154.60엔을 기록했다. 엔화는 거의 2달 만에 가장 강한 수준으로 거래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고 심리적 마지노선인 155엔도 무너졌다. 이러한 기술적 지표는 엔화 강세의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엔화는 이달 3일에만 해도 거의 40년 만에 최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3주 동안 4.5% 넘게 뛰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화는 7월 현재까지 달러 대비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가장 상승분이 크다.

7월 11일과 12일 일본 당국의 개입 의혹이 제기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와 일본 고위 정치인의 통화 관련 발언이 엔화 반등에 도움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번 주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고노 다로 디지털혁신담당상과 함께 엔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은행이 이달 31일 회의를 마치고 금리를 15bp(1bp=0.01%p) 인상할 확률은 33%로 가격에 반영됐다.

트럼프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엔화와 위안화 약세로 인해 미국이 "큰 통화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달러화 약세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도쿄 레소나 홀딩스의 이구치 케이이치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엔화 약세의 종말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리인상 위험과 최근 환율개입 의혹으로 엔화로 자금을 조달한 '캐리' 거래의 청산이 잇따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코페이의 피터 드라기세비치 통화 전략가는 로이터에 "일본은행이 향후 회의를 통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고, 시장은 12월까지 두 차례 인상을 예상한다"며 "저평가된 엔화의 회복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