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日, 환율 방어 위해 이번엔 유로화 팔아 치울 수 있다"

"유로/엔 180 접근하면 개입…외환보유액 왜곡 막기 위해"

일본 엔과 미국 달러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외환 당국은 유로/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이 180엔까지 치솟으면 개입해 유로를 팔아 치울 수 있다고 씨티그룹이 경고했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엔 환율이 180엔 수준에 가까워지면 일본 외환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로/엔 환율은 이달 11일 175.43엔까지 치솟았다가 소강상태로 23일 도쿄 오전 거래에서 171엔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 이달 11일 약 3조 5000억 엔(220억 달러)을 들여 환율 방어에 나서며 엔화 가치를 끌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3번째 개입으로 추정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12일 유로/엔에 대한 환율 점검을 실시한 후 달러/엔 시장에 개입을 재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환율 점검은 일반적으로 당국이 개입을 준비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이 달러의 공세에 맞서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개입한 2022년 9월 이후 유로/엔 환율은 약 30엔이 상승한 반면 달러/엔 환율은 같은 기간 약 10엔 정도 올랐다고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달러/엔 환율이 165엔까지 오르고 유로/엔이 180엔선을 위협한다면 일본이 유로를 팔아 치워 엔화를 사는 개입에 나서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에 따르면 일본 외환보유액의 20~30%가 유로화로 구성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당국이 지난 2년간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해왔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배분의 왜곡을 피하기 위해 유로화도 파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씨티는 설명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유로 시장에 개입한 적은 거의 없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일본 재무성 데이터에 따르면 2003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또 유로/엔의 거래량과 유동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개입 규모는 달러/엔에 비해 훨씬 작을 것이라고 씨티는 예상했다.

엔화 방어에 더 효과적인 통화는 여전히 달러이며 다음주 일본은행 회의 이전에 달러/엔 환율이 다시 160~162엔선으로 올라가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덧붙였다.

22일 오전 도쿄 거래에서 달러/엔 환율은 156.7엔선으로 움직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