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5조원' 日연기금 '슈퍼 엔저' 구세주?…"엔화 자산 매수 검토"

WSJ "달러 자산 10%만 팔아도 1500억달러"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도쿄증권거래소 주가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4. 7.5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공적연금(GPIF)이 1조5000억달러(약 2075조원)에 달하는 자산 가운데 일부를 엔화로 전환할 준비를 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GPIF는 전체 자산의 절반을 해외 주식과 채권(대부분 달러)으로 보유하며 5년에 한 번씩 투자전략 검토에 착수한다.

WSJ에 따르면 GPIF는 내년 4월 공식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더 원활한 전략 전환을 위해 자산 비중 변화를 앞당기는 경우가 많다.

GPIF는 해외 자산 비중을 23%에서 2014년 40%로 늘렸고 2020년 50%로 더 높였고 일본의 다른 대형 기관들도 비슷한 변화를 주면서 미국과 일본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WSJ은 평가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앵그릭은 WSJ에 "10년 전에 한 방향으로 전환한 것을 보면 지금 같은 방향으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막대한 달러 비축은 일종의 보험으로 볼 수 있으며, "상황이 어려워지는 시점에 그 돈을 사용하려면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GPIF가 자산의 10%를 외화에서 엔화로 옮긴다면 약 1500억 달러(207조원)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WSJ은 추산했다.

하지만 외환 시장의 규모와 변동성을 감안하면 GPIF의 엔화 매수에도 38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엔화의 가치를 끌어 올리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