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크루그먼 "미국 골디락스 경제 아니다"

"GDP는 너무 뜨겁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차갑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년 경제발전 경험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제사회의 불균형과불확실성에 맞서 KSP의 '포용과 혁신' 노하우를 공유하고, 향후 15년을 위한 방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9.9.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의 경제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성장세를 확인해줬다. 좋은 서프라이즈라는 호평이 있는가 하면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여지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에 대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X(구 트위터)에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한 그릇의 죽인데 우리 경제는 골디락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우리 경제는 지금 "(국내총생산, GDP) 측면에서 너무 뜨겁고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신선할 정도로 너무 차갑다"며 "똑바로 봐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토피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 모멘텀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대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고 기업들이 투자를 늘렸을 뿐만 아니라 무역과 재고도 예상을 깨고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견고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억제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견고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호적 소식은 앞으로 몇 달 안에 통화완화 사이클이 시작될 여지를 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5월 1일 회의에서 금리가 25bp(1bp=0.01%p)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오늘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보면 3월 20일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되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행 자산관리그룹의 롭 하워스 수석 투자전략 책임자는 로이터에 "인플레이션에 문제가 없고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돈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GDP는 시장에 좋은 서프라이즈"라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 수익과 매출 성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고 그는 예상했다.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전기비 3.3%로 3분기 4.9%보다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 2%는 크게 웃돌았다.

인플레이션도 둔화세가 뚜렷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평가할 때 선호하는 핵심 지표인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할 경우 분기별 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1.7% 상승에 그쳤다.

경제 낙관론에 더 큰 힘이 실리며 뉴욕증시의 간판지수 S&P500은 5연속 사상 최고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