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준율 0.5%p 전격 인하…1조위안 유동성 풀린다(종합)

인하폭 2021년 12월 이후 최대…항셍지수 3.6% 급등

중국 인민은행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춘절 연휴를 앞두고 은행 지급준비율(RRR)을 전격 인하했다. 인하 규모는 0.5%포인트(p)로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주식 시장 급락으로 더욱 취약해진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시장에 1조위안(약184조4000억원)의 유동성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춘제 앞두고 2월 5일부터 지준율 인하

로이터에 따르면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행 지준율(RRR)을 2월 5일부터 50bp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1조위안에 달하는 자금이 시장에 풀릴 것이라고 판 총재는 예상했다. 지준율 인하는 은행들이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하는 금액을 줄여 기업과 가게에 더 많은 대출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조치다.

지준율 인하폭은 2년 만에 최대로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9월 인민은행이 낮춘 지준율은 25bp였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쉬 티안첸은 로이터에 "이번 지준율 인하는 인민은행이 올해 내내 느슨한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또 인민은행이 언론 브리핑에서 지준율 인하를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통상 지준율 인하는 정상 업무시간 외에 웹사이트 성명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준율 인하에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3.6% 급등해 2달 만에 최대 일일 상승폭을 그렸다.

◇"투자 대신 소비 촉진 재정정책 더 효과적"

세계 2대 경제국 중국은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 부채 위험, 글로벌 수요 약화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해졌다. 코로나 이후에도 소비가 부진하면서 중국 증시는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만 13% 하락했고 새해에도 외국 자본의 이탈이 심해지며 낙폭을 확대했다. 결국 증시와 경제 안정을 위한 당국의 구제가 시작됐다. 지준율 인하에 앞서 중국증권 안정기금 2조 위안이 투입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위험을 막기 위해 성장을 촉진하고 실업을 줄이려면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지웨이 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소비에 초점을 맞춘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더 중요하고 효과적"이라며 "중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에 투자 대신 소비에 재정을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더 많은 생산력 대신 더 강력한 내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은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있다. 통화완화로 소비보다 생산적인 부문에 더 많은 신용이 흘러 들어가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통화 정책 수단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에 대한 압박은 통화 완화의 범위도 계속 제한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