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선거, 글로벌 파장은 없다…중국 반응 과격하지 않아"
로이터 "양안 관계 글로벌 우려 완화, 대만 시장 매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번 대만 선거 결과는 양안(중국-대만) 관계에 대한 세계 각국의 우려를 낮출 수 있겠지만 대만 현지 금융시장에서는 다소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권 민진당(DPP)의 라이칭더 후보가 총통에 당선됐지만 민진당은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라이 총통 당선인의 정부 지출 계획과 대중 강경노선은 예상보다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이 라이칭더 당선 이후 그에 대해 다소 온화한 어조를 취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흡수 통일할 것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라이칭더를 분리주의자이며 '시종일관 문제아'라고 불렀다.
하지만 선거 이후 중국은 라이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민진당이 대만의 '주류 여론을 대변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만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홍콩 소재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라이칭더의 승리 연설은 비교적 "균형이 잡혔다"고 전했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중국과 협력이 필요하지만 "중국의 위협과 협박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겠다"며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의회에서 집권 민진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며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점에서 중국이 과격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가르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총 113석의 의석 가운데 민진당은 51석을 얻는데 그쳐 과반의석(57석)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전까지 민진당은 61석으로 의회 다수당이었다.
가르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긍정적 태도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미즈호 은행의 아시아-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비슈누 바라탄은 "거시적인 지정학적 측면상 글로벌 관점에서 큰 파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진당이 의회 과반수를 잃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라탄 이코노미스트는 "대만 달러는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약간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여전히 글로벌 시장의 와일드 카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고 미중 대리전이 발생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 막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대만은 스마트폰과 전투기 등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전 세계 반도체의 60%와 최첨단 칩의 90%를 생산한다. 중국이 대만에 경제제재를 가하면 글로벌 기술 및 인공 지능 부문이 마비될 위험이 크다.
대만반도체(TSMC)는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제재의 교차점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 기업인 TSMC의 주가는 지난해 32% 급등했다.
BNY 멜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아시아 매크로 및 투자 전략 책임자인 아난다 미트라는 "차기 대만 정부의 전략적 정책과 내부 결속력에 대한 더 많은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기 대만 정부가 "중국과 미국 사이 관계에서 균형을 맞출지 아니면 중국과 미국 둘 중 하나에서 멀어질지를 명확하게 답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그는 덧붙였다.
새로운 의회는 2월 1일에 개원하고 라이칭더가 이끄는 새 내각은 5월 20일에 취임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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