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부채 40경원 사상 최고…"정치적 포퓰리즘" 경고

국제금융협회 보고서 "내년 선거로 더 늘어날 수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세계 부채가 307조4000억달러(약40경원)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신흥국의 부채 비중도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부채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글로벌 부채는 3분기 사상 최대인 307조4000억달러에 달하고 연말까지 310조달러로 불어 5년 만에 25%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국제금융협회(IIF)가 1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내년 부채는 더욱 불어날 수 있다고 IIF는 경고했다.

IIF의 엠레 티프틱 지속 가능한 연구 책임자는 2024년 미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파키스탄을 포함해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다가오는 선거는 포퓰리즘 정책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며 정부 차입과 지출을 늘리고 재정 규율을 느슨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티프틱은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에서 "시장에 더 큰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부채 상환이 전 세계적으로 수입의 상당 부분을 갉아 먹고 있는데 파키스탄과 이집트에서는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그는 경고했다.

미국의 경우 정부의 수입 대비 이자 비용은 현재 10% 미만에서 2026년까지 1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분기 부채 증가의 3분의 2는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이 주도하는 선진 시장에서 발생했다. 신흥 시장인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333%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의 부채 비율은 5년 전 같은 기간보다 32%포인트 증가한 255%를 기록했다. 반면 칠레, 콜롬비아, 가나의 부채 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IIF는 정부 부채가 3분기에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많은 국가에서 예산 적자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2022년 말까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부도) 상태인 국가 부채가 554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약 절반이 국채라고 지적했다.

IIF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주요 경제국에서 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선거부터 청정 에너지 전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IIF 보고서는 "자금 조달 여건은 여전히 긴축적이고 지역경제 분열도 심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의 차입 욕구가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몇 분기 동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이 현저하게 둔화하며 기후 금융에 대한 전망은 점점 더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