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 급락, 3개월래 최저…미·중 원유수요 감소 우려

미국 원유재고 1200만배럴 급증

미국 노스다코타 왓포드시티 외곽에 위치한 한 유정에서 천연가스가 불길을 뿜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수요 우려에 3% 더 떨어져 거의 3개월 만에 최저로 밀렸다.

8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2.07달러(2.54%) 하락한 배럴당 79.5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도 2.04달러(2.64%) 급락해 배럴당 75.33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7월 중순 이후 최저로 내려왔다.

이날 유가는 세계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 미국과 중국에서 수요 감소 우려로 급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원유 공급 상황을 언급하며 "시장은 중동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 대신 균형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거의 1200만 배럴 증가했다는 미국석유협회의 자료가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덧붙였다.

이는 정부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재고가 2월 이후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 데이터는 원래 수요일인 이날 나오는데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해 다음주 15일로 연기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해 에너지 수요전망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도 소매 판매가 감소해 수요 약세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로이터에 "유가 폭락은 중국 지표에 근거한 세계 경제가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전쟁이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두 가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의 원유 수입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이끄는 판궁성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인 5%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가들은 산유국 그룹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6개국의 해상 순 석유 수출이 일평균 60만 배럴에 불과해 4월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은 2023년 4월 이후 누적 감산량이 일평균 200만 배럴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OPEC+로 알려진 산유국 그룹에 속한 러시아는 일부 등급의 휘발유에 대한 수출 금지 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니콜라이 슐기노프 에너지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국내의 높은 물가와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월 21일 연료 수출 금지 조치를 도입했다. 정부는 10월 6일 규제를 완화하여 송유관을 통한 경유 수출을 허용했지만 휘발유 수출에 대한 조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바클레이즈는 2024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기존보다 4달러 낮은 배럴당 93달러로 하향조정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