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 넘게 떨어져…"이스라엘 신중한 지상 작전 수행"

분쟁 확산 위험 소강…10월 초 이후 최저 수준

29일(현지시간)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불도저가 잔해가 흩어진 길을 치우는 가운데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장갑차가 대기하고 있다. 2023.10.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원유선물은 3주 만에 최저로 밀렸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작전을 신중한 속도로 진행하며 분쟁 확대에 대한 우려가 가라 앉았다.

30일(현지시간) 북해 브렌트유 선물은 3.03달러(3.4%) 떨어져 배럴당 87.45달러를 기록했다. 10월 12일 이후 최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도 3.23달러(3.8%) 내려 배럴당 82.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10월 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시장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에 즉각적인 차질이 없고 아시아 석유 수요가 약간 완화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유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원유시장은 여전히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 하락세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 플린 분석가는 "이스라엘의 가자침공 진행상황을 시장은 예의 주시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탱크와 보병은 이날 가자 시티 외곽으로 진격해 가자지구의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를 차단했다.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이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할 것을 이스라엘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티 인덱스의 시장 분석가인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논평에서 "유가가 지지선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원유 시장이 매도할 곳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의 상황과 석유수출기구(OPEC)+의 지속적인 개입을 고려할 때 현재 환경에서 석유를 공매도하는 것은 불장난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원유 선물은 지난 27일 3% 가까이 급등했지만 주간 하락세를 보이며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공격 이후 시장에 책정된 소폭의 위험 프리미엄이 약해졌다. 유가는 9월 말 나타났던 연고점까지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원유 시장참여자들이 이란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초래할 수 있는 모든 징후에 민감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UBS 전략가들은 투자메모에서 "이란이 개입해 이란산 석유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경우 이미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이란산 석유가 하루 50만 배럴 감소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약 89달러에서 100달러에서 110달러 사이 혹은 12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BS 전략가들은 광범위한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지만, 국채에 대한 추가 노출이 필요하며 금과 석유 포지션도 지속적인 변동성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