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 회의록 "금리 추가 인상에 더 신중해야 한다"(종합)

노동 파업, 금융 긴축, 글로벌 성장 둔화 '불확실성'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전경. 2022.01.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9월 회의에서 더욱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 지표는 여전히 불안하고 금융 시장이 긴축적으로 움직이며 성장에 위험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연준은 더 신중해졌다.

◇금리인상 확률 11월 10% 미만, 12월 26%

11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9월 19~20일 회의록에 따르면 정책 위원들은 글로벌(국제적) 성장 둔화, 노동 파업, 금융시장의 긴축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미 경제를 압박하고 실업을 유발할 위험에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기 전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이유를 나열하면서 "대다수의 회의 참여자들이 향후 경제의 경로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계속 판단했다"고 적시했다.

회의록에서 나타난 금리인상 신중론은 이번주 연준의 고위급 관리들 발언과 겹쳐지며 더욱 증폭됐다. 연준 고위 관리들은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금리)이 상승해 추가 금리인상을 대체하며 경제와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렸던 지난 7월 이후 채권 시장에서 금리가 급격하게 올랐다. 9월 회의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실질 이자율의 상승이 주목을 받았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최근 발언에 실질금리 상승이 반영됐다.

월러 이사는 "금융 시장이 긴축을 하고 있으며 우리를 위해 몇 가지 일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높은 금리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우리가 하는 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위원 12명 중에서 7명인 대다수는 지난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2 %로 돌아 가기 위해 연말까지 한 번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새로운 전망에서 밝혔지만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회의 이후 투자자들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속해서 낮췄다. 이날 9월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 CME 그룹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0월 31일~11월 1일 회의에서 정책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10% 미만, 12월 12~13일 회의에서는 약 26%에 그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에서 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논쟁 초점 이동...추가 인상 대신 고금리 유지 기간

연준 위원들은 연간 인플레이션의 주요 지표가 3%를 훨씬 상회하는 상황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데 공개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위원들은 실제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실제로 회의록에 따르면 과반수가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지만, 금리를 얼마나 더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보다는 '제한적' 정책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에 따르면 "몇몇" 위원들은 "통화 정책 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의 초점이 정책 금리를 얼마나 인상할 것인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정책 금리를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것인가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서 "모든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질 때까지' 정책이 당분간 제한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회의록은 적시했다.

다음날 발표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는 연준의 금리 동결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월러 이사는 최근의 월별 인플레이션 추세가 계속된다면 "목표치에 거의 근접한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