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4% 급등…이스라엘-하마스 군사충돌에 공급 부족 우려(종합)

하마스 지원하는 이란 원유수출 둔화
이스라엘 아슈켈론 석유터미널 폐쇄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네티봇 상공에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탄이 포착됐다. 2023.10.08/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사이 군사적 충돌로 4% 급등했다. 양측 충돌이 중동에서 석유 공급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9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3.57달러(4.2%) 상승한 88.1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3.59달러(4.3%) 뛴 86.38달러로 마감됐다.

두 유종 모두 장중 4달러이상, 5% 넘게 급등했다. 지난주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11%, 8%씩 추락했는데 3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이었다. 이날 급등세로 지난주 급격한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하마스가 기습적으로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거주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으로 보복해 양측 사망자는 1200명을 훌쩍 넘겼다.

CIBC프라이빗웰스US의 레베카 바빈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로이터에 "원유에 대한 가장 심각한 결과는 분쟁이 더 파괴적인 대리전으로 확대해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아슈켈론 항구와 석유 터미널은 분쟁의 여파로 폐쇄됐다.

이번 무력 충돌로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 관계 회복을 중재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탈선될 위험도 있다. 사우디는 미국과의 방위 협정에 대한 대가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를 협상중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무력충돌이 발생하기 전인 6일 사우디 관리들은 미국이 제안한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 협상의 거래 일환으로 내년 원유 생산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는이 이번 충돌로 이스라엘-사우디의 관계 정상화와 이에 따른 사우디의 증산 가능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인해 단기적인 석유 재고에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골드만은 예상했다.

이미 사우디와 러시아는 연말까지 하루 13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새로운 혼란은 연말까지 예상되는 공급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크게 성장한 이란산 원유수출이 이번 분쟁으로 인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상품 이코노미스트인 캐롤라인 베인은 로이터에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에 연루되었다고 미국이 판단하면 제재를 더욱 엄격하게 시행해 이란의 석유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삭소 은행의 올레 한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60만 배럴 가까이 증가했으며 국내외에 저장된 원유가 시장에 판매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조율하고 있는 감산을 일부 되돌렸다.

또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쟁으로 인해 석유 시장의 변동성과 투기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주요 국제 항공사가 공격 이후 텔아비브를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더 높여 금리인상에 이에 따른 수요 부진을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은 또 다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로이터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멕시코 야당과의 협상을 재개할 경우 적어도 한 곳 이상의 외국 석유 회사가 부채 상환을 위해 베네수엘라 원유를 추가로 가져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상을 베네수엘라와 벌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