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 英 출시…노보, 루이비통 제치고 유럽 시총 1위

덴마크 제약사 시총 4280억달러, 5년새 4배로…"판 바뀐다"

당뇨 및 비만 치료제 위고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출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등극했다. 위고비가 영국에서 출시됐고 종가 기준으로 처음으로 노보는 유럽 최대 기업자리를 차지했다.

4일(현지시간) 노보 주가는 유럽 증시에서 0.7% 상승해 시가 총액이 4280억달러에 달했다. 프랑스 명품업체 LVMH 주가는 이날 0.4% 떨어져 시총 3830억달러를 기록해 최대 기업 자리를 노보에 넘겼다.

노보는 2021년 6월 미국에서 출시한 위고비를 영국에서도 선보였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위고비 수요가 급증하며 유럽에서 출시가 지연될 정도로 위고비는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다.

현재 위고비는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에서도 판매중이다. 노보는 이날 위고비가 영국에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보는 "위고비 수요를 모니터링(점검)하고 있다"며 "비만 환자들이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규제기관 및 공급자와 협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브 바클레이 영국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은 4일 "위고비 출시로 체중 관련 질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을 줄이는 동시에 의료보험 시스템(NHS)에 대한 압박도 덜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은 예방 가능한 암의 두번째로 큰 원인이며 NHS에 65억파운드 비용을 유발한다"며 "새로운 시대에 위고비는 의약품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위고비 공식 정가는 2.4mg 용량 한 팩당 약 175.80파운드(30만원)로 미국 정가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NHS를 포함한 의료 시스템과 보험사 모두 기밀 할인을 협상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온라인 약국 '심플 온라인 약국'은 환자들에게 한 달에 199파운드에서 299파운드 사이의 약값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5만 명 이상이 심플온라인약국에 위고비를 관심 품목으로 등록했다.

노보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기준 최대 기업이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비만시장의 연간 매출은 1300억~1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노보의 최대 경쟁사 미국의 일라이 릴리도 위고비처럼 무자로를 원래 당뇨병 치료제였다가 비만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규제 당국에 승인을 신청했다.

지난달 노보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는 심장 마비를 포함한 심각한 심장질환 위험을 2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 열풍에 노보 주가는 2018년 이후 4배 넘게 올랐고 올해만 41% 상승했다.

위고비와 동일한 활성성분을 포함하며 비만 치료를 위해 임상의들이 처방하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도 수요가 늘었다고 FT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