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본토인 홍콩보험·달러예금 '러시'…위안화 하락 압박

1분기 홍콩 보험 신규 보험료 2686% 폭증

중국 위안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본토인들이 잇따라 홍콩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역외 달러예금을 쌓고 있다. 중국의 회복이 부진해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약해지며 위안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자본유출'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자본 유출은 팬데믹 이후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중국인들이 홍콩보험과 달러를 서둘러 사들이며 경제 신뢰가 흔들리고 위안화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고 로이터가 6일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브로커들에 따르면 개인들이 홍콩보험과 달러 매수를 주도하며 매수 강도가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본토인들이 보유한 홍콩, 마카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이후 2배 넘게 늘어 8억1400만위안(약1460억원, 1억1100만달러)에 달한다. 1분기 홍콩 보험에 가입한 신규 보험료는 무려 2686% 폭증해 96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홍콩 보험은 중국 본토인들이 해외에서 자산을 매입하는 주요 수단으로 사용됐다. 홍콩 보험은 본토보다 보장범위가 넓고 대부분 달러로 표시된 저축 및 투자상품과 함께 글로벌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AIA그룹, 푸르덴셜, 마누라이프는 모두 본토인들의 보험 매수에 힘입어 계약이 급증했다.

노아홀딩스의 한 자산관리자는 로이터에 "홍콩의 저축성 보험상품은 최소 4.5% 수익률을 제공하는 데 본토의 3%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서 보험가입이 급증한 것은 중국 본토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행에 따르면 홍콩의 달러 예금은 위안화 변동에 대한 헤지(회피) 수단으로 1년 만기의 경우 4%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본토에서는 1년 만기 달러 예금의 수익률이 2.8%인 반면 위안화 예금의 수익률은 1.65%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러한 자본유출의 직접적 배경은 금리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미국과 중국 격차가 16년 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져 미 국채 수요가 중국 국채에 훨씬 강하다. 게다가 중국 증시는 횡보중이지만 뉴욕증시의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상반기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중국 본토에서 자본이 유출되면 8개월 만에 최약세의 위안화를 더 떨어 뜨릴 수 있다. 그로우투자그룹의 하오 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인들이 홍콩보험과 달러예금 매수에 나서는 것은 수출 업체들이 달러 수익을 본토로 송금하는 것을 꺼리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국 자본 유출과 달러 송금 지연은 위안화에 또 다른 하방 압박을 가하며 중국 경제에 대한 낮은 신뢰를 시사한다고 그는 말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의 실질 환율이 2015~2016년 중국 증시폭락과 자본 대유출 당시의 최저치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의 탄 샤오펀 경제경영학부 교수는 당분간 경계 심리로 인해 개인이 자금유출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위안화 약세가 더 심해지면 중국 당국이 자본 통제를 강화하고 역외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등 2016년 취했던 조치들을 재개할 수 있다.노아의 자산관리자는 홍콩 보험을 매수하는 자본이 계속 유입되면 중국 본토에서 정책 긴축이 유발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