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정부 채권단 협상시도…美법원 명령 위반 '제동'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17일(현지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미 대법원의 판결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figure>미 법원의 결정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미 헤지펀드 채권단을 만나 협상하겠다고 밝혔지만 뉴욕 법원이 판결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 측 변호인인 카민 보쿠지는 그간 아르헨티나 정부와 미 헤지펀드간의 재판을 주재한 미국 뉴욕지방법원의 토머스 그리사 판사에게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들이 다음 주 뉴욕을 방문해 채무조정에 참여하지 않았던 미 헤지펀드들을 만나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변호인측과 원고측 변호인이 참석한 이날 법원 심리에서 보쿠지 변호인은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경제장관의 강경한 연설은 '정치적인 제스처'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사 판사는 아르헨티나 지도자들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리사 판사는 미 대법원의 채무재조정 각하 결정 이후 이어진 아르헨티나 정부의 강경한 연설 등에 대해 "대통령의 연설은 애석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정치적인 것 이상으로, 아르헨티나가 법원 결정을 성실히 따를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이 말했듯 미 헤지펀드들과 채무재조정을 시도한다면 이는 미 법원의 명령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사 판사는 "판사로서 내가 원하는 것은 아르헨티나가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상황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법률 메카니즘"라며 법원 결정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원고측인 엘리엇 매니지먼트 산하 NML캐피탈 측 변호사 역시 아르헨티나의 협상제안이 시간을 벌기위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채무 조정을 거부하고 있는 헤지펀드들에 채무 전액을 상환해야 한다는 기존 판결을 유지했다.

그 직후 아르헨티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미 법원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악셀 키칠료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도 채무를 변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내용의 연설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날 아르헨티나는 한발 물러서 헤지펀드들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