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도 '데스밸리'서 슬리퍼 벗었다가 발 화상…구조헬기도 못 떠

맨발로 모래 걷다가 3도 화상…폭염에 헬기도 진입 못해
모래 특성 상 기온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데워졌을 듯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주차된 응급차와 구조 헬기. <출처=데드밸리 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세상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한 곳으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 한 관광객이 발바닥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데스밸리 국립공원 관리청은 지난 20일 42세의 벨기에인 관광객 남성이 슬리퍼를 신지 않아 발바닥에 3도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날 데스밸리의 기온은 50.6도에 달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남성은 슬리퍼를 신은 채 모래 언덕에서 산책을 감행했고, 이내 슬리퍼 없이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슬리퍼가 망가진 건지 혹은 잃어버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성은 가족들에게 발바닥 고통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남성의 상태를 확인한 가족들은 다른 관광객과 함께 그를 주차장으로 옮기고 구조대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더운 날씨로 헬리콥터가 공원에 착륙할 수 없었다. 구조대는 남성을 응급차에 태워 시원한 고지대로 이송했다. 남성은 이곳에서 라스베이거스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막의 모래는 열을 가두어 놓으면 뜨거운 표면이 생겨 공기보다 더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32도 정도일 때 모래의 온도는 약 48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이날 기온이 50.6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면 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공원 측은 데스밸리에 방문할 때 에어컨이 설치된 차량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머물고 오전 10시 이후에는 하이킹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물을 충분히 마시거나 짠 간식을 먹고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파트라타사라시 미 정형외과 의학협회 대변인은 "최근 폭염으로 화상 환자가 늘고 있다"며 "야외 활동을 할 땐 하이킹화나 물놀이화 등 적합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