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배안에서 3일만에 구조…"신이 나를 살렸다"
- 최동순 기자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구조대에 놀라하는 해리슨 오컨 © 유투브 동영상
</figure>대서양 바닥에 가라앉은 배안에서 3일만에 구조된 한 남자의 사연이 화제다.
나이지리아인 해리슨 오컨이 타고 있던 예인선 '자스콘 4'는 지난 5월 26일 새벽 나이지리아 델타 앞바다에서 유조선을 예인하다 뒤집히며 침몰했다. 갑작스런 전복에 승무원 누구도 탈출하지 못한 채 배는 수심 30m에 바닥에 가라앉고 말았다.
조리사인 오컨은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실에 가 있던 상황이다.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지만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있던 그가 선박이 뒤집히며 생긴 '생존 공간'을 찾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가 걸친 것이라고는 복싱팬티 한장 뿐. 점차 떨어지는 체온과 줄어드는 산소를 이겨내야 했다.
그에게 용기를 준 것은 아내가 문자메시지로 보내준 찬송가 가사였다. 찬송가를 부르고 '구원의 기도'를 드리며 조여오는 죽음의 공포와 맞섰다.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일까. 마침내 구조의 손길이 닿았다. 구조에 나섰던 'DNC다이빙'의 다이버들이었다. 침몰한지 70여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DNC다이빙'의 프로젝트 매니저 토니 워커는 "우리가 현장을 찾은 이유는 시체를 수거하기 위해서였다"면서 "이미 4구의 시체를 발견한 후였기 때문에 처음 오컨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또 다른 시체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근데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의 손이 대원의 손을 쥐었을 때 처음엔 모두가 겁을 냈지만 곧 생존자인 것을 알아차렸다"며 "너무 기뻐 소리쳤다"고 덧붙였다. "생존자가 있다! 그가 살아있다!"고 알렸다.
'신의 구원'은 오직 오컨에게만 내렸다. 그를 제외하고 침몰선박에 탔던 우크라이나 선장과 나이지리아 선원 등 11명 모두는 숨진채 발견됐다.
대서양 바닥에서 3일을 버틴 기적의 생환 소식은 'DNC다이빙' 구조 다이버들이 촬영한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doso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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