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즈 백'…유럽·중동서 포성 끊이지 않은 지구촌[뉴스1 선정 국제 10대뉴스]

'지구촌 최대 정치 이벤트'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웃었다. 사법 리스크와 암살 위기를 이겨내고, 초박빙이라는 여론조사를 뒤집고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백악관에 이어 의회도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날개를 달게 됐다. 당선 뒤 전광석화 같은 내각 인선과 발언 하나하나에 전 세계 언론은 주시했다.

전쟁의 불길은 더욱 맹렬히 타올랐다. 푸틴의 끔찍한 핵 위협은 일상이 돼갔고,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전선을 확대했다. 그 사이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생지옥이 됐다.

현실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미국 연준은 물가와의 전쟁을 마치고 4년 반 만에 '빅컷'을 단행했다. 일본은행은 금융 정상화를 일단 시작했지만, 속도는 더디다.

푸틴은 전쟁 속에서 치른 선거에서 5선에 성공했다. '현대판 차르'라는 수식어가 자석처럼 붙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기시다 시대가 저물고 이시바가 총리가 됐다.

올해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을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이 수상하며 'AI 전성시대'가 열렸다. 역대급 폭염은 올여름에도 지구촌을 강타했다.

다음은 뉴스1이 선정한 올해의 국제 10대 뉴스

트럼프 '트리플 레드'로 재선…구원투수 해리스는 패배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선 행사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기뻐하고 있다.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다시 '트럼프 시대'가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은 올해 11월 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내년 1월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 신분으로 백악관에 재입성한다.

다시 백악관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6년 대선 당시 '잔뼈 굵은 정치인'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민주당)를 누르고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트럼프는 2020년 재선 도전에서 실패의 쓴잔을 마셨던 터다.

트럼프는 올해 대선 과정에서는 1·6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선동 건 등으로 피고인 신분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암살 시도를 두 차례 겪기도 했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귀환'으로 여겨진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의회 상·하원 선거까지 공화당이 휩쓸면서다. 백악관만이 아니라 의회까지 빨간색(공화당 상징색)으로 물들이는 '트리플 레드'(Triple Red)를 달성하면서 트럼프의 앞길은 당분간 '청신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미국 민주당에 이번 대선은 매우 뼈 아팠다. 당초 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6월 TV 토론에서 트럼프에게 '판정패'를 당하면서 급격히 전열이 흐트러졌다. 뒤이어 7월에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 유세 도중 총격 사건을 당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뛰어오르자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후보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뒀다.

해리스는 이후 전당대회, TV 토론을 통해 트럼프에게 승기를 쥐어가는가 싶더니 10월 중순쯤 들어서면서 서서히 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 전통 지지층인 아랍계, 흑인 표심을 결집하지 못한 데다 '제2의 바이든 시대'로 이어질 것이란 피로감을 유권자들에게 안기면서 '구원투수' 해리스는 트럼프에게 최종 패배했다.

개전 3년…본토 공격·핵 위협으로 격화하는 우크라 전쟁

1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이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수자에서 불에 탄 건물과 부서진 차량이 보인다. 2024.08.1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에 올해 다시 전 세계의 눈길이 쏠렸다.

3년째 진행되면서 전황은 교착상태를 보였으나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과 서방 국가들의 지원 확대, 러시아의 핵 위협 고조 등으로 인해 다시 긴장감이 고조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까지 더해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관심이 뜨거워졌다.

수세에 몰렸던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6일 개전 후 처음으로 러시아 남부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주로 진격하는 기습 작전을 펼쳐 일부 영토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 집중하고 있던 러시아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러시아는 파병된 1만명 이상의 북한군을 쿠르스크에 배치하며 탈환에 나섰으나 아직 성공하진 못했다.

북한이 전쟁에 가세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특히 확전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만큼은 끝까지 허용하지 않던 미국,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후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ATACMS)와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핵 교리 개정안'을 승인하면서 서방 국가들의 지원 확대에 맞섰다. 핵 교리 개정안에는 비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경우 두 국가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서방 국가들에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전쟁에 더욱 불을 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해 온 만큼 취임과 함께 전쟁 종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협상 당시 국경을 기반으로 종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투는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침공 초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진군하며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며 전략적 물류 중심지인 도네츠쿠주의 포크로우스크 코 앞까지 진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도 쿠르스크주를 계속 점령하고 있어야 향후 협상에서 영토 교환 등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어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후방 지원 임무를 맡던 북한군도 전투에 참여하면서 수십 명의 북한군 전사자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동 전쟁 확전…이스라엘-'저항의 축' 충돌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응해 선제타격했다고 밝혔다. 24.08.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지난해 10월 시작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은 올해까지 이어지며 이스라엘과 이란을 필두로 한 '저항의 축' 간의 충돌로 확대됐다. 한때 이스라엘을 전방위로 압박하던 저항의 축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졌다.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충돌하던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갈등은 지난 9월 이스라엘이 '북쪽의 화살' 작전을 개시하며 격화했다.

이스라엘군은 하산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 지도부를 대거 사살했고 18년 만에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헤즈볼라는 궤멸적 타격을 입고 이스라엘과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측은 산발적인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홍해에서 상선을 위협하던 예멘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했다. 후티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드론 공격을 감행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였고, 이스라엘도 이에 예멘 내 후티 근거지를 폭격하기도 했다.

'저항의 축'의 뒷배인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충돌했다. 양국은 지난 4월 이례적으로 서로를 직접 공격했고 지난 10월에도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 때문에 한때 전면전 우려가 고조됐지만 양국 모두 제한적 대치만 이어가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한눈판 사이 이들을 등에 업고 버티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의 공격에 몰락했다. 이에 따라 헤즈볼라가 이란에서 물자를 지원받기 위해 사용하던 시리아 내 보급로가 차단되는 등 저항의 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하마스 지도부 제거와 생지옥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북부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 수용소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9일 이스라엘군의 공세를 피해 서둘러 대피하고 있다. 가자전쟁은 지난7일로 1년을 맞았다. 2024.10.09 ⓒ AFP=뉴스1 ⓒ News1 조소영기자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작전으로 하마스 고위 지도부 상당수가 제거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월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데 이어 지난해 10·7 이스라엘 기습 공격작전을 주도한 야히야 신와르까지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며 전쟁의 최종 목표는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잇따른 지도부 사망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개전 이래 두 번째 겨울을 맞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굶주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무장괴한들이 유엔의 구호품을 약탈하고, 빵을 사려고 주민들이 몰려들며 어린이들이 압사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자지구에서 지금까지 4만4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가자지구 인구의 90%에 해당하는 약 200만 명이 난민 생활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연준 4년 반 만에 '빅컷' 단행…'고금리 종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해고하거나 강등할 권한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2024.11.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했다. 올해 9월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p)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고 11월과 12월 모두 0.25%P씩 내렸다.

연준 금리는 23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5.25~5.5%에서 4.25~4.5%로 하락해 모두 1%P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2%를 향해 안정화하면서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책무가 균형점을 잡았다.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40년 넘게 만에 최고 수준으로 펄펄 끓어올랐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2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1년 넘게 유지해 물가를 잡는 데에 성공했다는 데에 큰 이견은 없다.

올해 11월 6~7일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며 노동 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낙관론을 펼치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따른 변동성과 불확실성으로 금리인하 속도는 늦춰졌다. 올해 마지막 12월 회의에 나온 점도표(금리 전망)에 따르면 내년 금리 인하 폭은 9월 점도표의 1%P에서 0.5%P로 후퇴했다.

트럼프 경제팀은 관세를 연방 정부의 세금 수입을 늘릴 방법으로 보고 있지만 관세가 생산자, 수입업체, 소비자 모두에게 어떻게 분배될지는 미지수다.

푸틴, 87% 득표로 5선 성공…'현대판 차르' 등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5선에 성공한 뒤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대선 운동 동료들과 회의서 "선거 결과는 국민의 큰 신뢰를 의미하며, 정말 큰 책임을 부과한다고 연설을 하고 있다. 2024.3.21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후 2년여 만인 지난 3월 15~17일 치러진 대선에서 87.2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5선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 기록한 종전 최고 득표율(76.7%)도 경신했다.

결과적으로 푸틴은 77세가 되는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국민투표를 통한 헌법 개정으로 푸틴은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게 됐다. 정적이랄게 없는 상황에서 그가 2030년 차기 대선까지 출마한다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도 집권이 가능하다.

2000년 집권한 푸틴은 이로써 29년간 집권했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기록을 깼다. 총리로 재임했던 2008~2012년까지 집권기에 포함하면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인 34년까지 넘는다.

2036년까지 철권통치를 이어간다면 러시아 역사상 푸틴보다 오래 집권한 인물은 러시아 제국 초대 차르인 표트르 대제(43년)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번 대선은 반푸틴 성향의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출마하지 않았다. 푸틴에 대항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반(反)푸틴 인사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문턱조차 넘어서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 목소리를 낸 보리스 나제즈딘 전 하원의원과 자유주의 성향 전직 언론인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선관위에 의해 대선 출마를 금지당했다.

5월 7일 다섯 번째 대관식을 치르며 권위주의 체제를 더 공고히 한 푸틴은 반대파 단속과 언론 탄압으로 철권통치를 강화하며 동시에 북한·중국과 반서방 연대 결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기시다 퇴진과 '비둘기파' 이시바 시대 시작

27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왼쪽부터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 기시다 후미오 총리, 이시바 시게루 총재선 당선자가 결선 투표 후 손을 맞잡고 당선자를 축하하고 있다. 2024.09.2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옆 나라 일본에서는 총리가 바뀌었다. 외무상 출신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물러나고, 방위상 출신의 비주류파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총재선 5수 끝에 집권했다.

기시다가 퇴진을 결심한 배경에는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 불거진 불법 비자금 사건과 이에 따라 곤두박질친 지지율이 있다.

이 사건으로 아소파를 제외한 아베파 등 당내 주류 파벌은 해체됐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평소 당에 쓴소리를 서슴지 않던 이시바가 지난 9월 27일 실시된 총재선거에서 승기를 잡았다. 결선 상대는 ‘아베 주니어’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었다.

당선 후 10월 27일, 조기 총선(중의원 선거)이 실시됐다. 연립 공명당과 집권 여당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실상 ‘참패’와 다름없는 결과였다. 자민당은 2012년 이래 4차례 연속으로 지켜온 ‘단독 과반 의석수(233)’ 확보에 실패하고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다. 매서운 불법 비자금 사건 심판론을 꺾지 못한 것이다.

가까스로 총리직을 유지하게 된 이시바는 기시다 전 총리의 외교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총재선 당시에는 미일 지위 협정을 재논의하고,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주장했으나 부진한 선거 결과에 논의 자체가 쏙 들어갔다.

이시바는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정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정국이 혼란에 빠지자 인도네시아로 행선지를 변경했다.

일본은행 17년 만에 금리인상…마이너스 금리서 탈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31일 (현지시간)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 본점에서 기준 금리를 전격 인상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8.0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올해 일본은행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오르면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고 7월에도 깜짝 인상에 나서며 단기금리를 0.25%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0년과 2006~2007년에도 잠깐 되살아났던 인플레이션에 금리를 올렸다가 일본 경제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참사도 벌어진 역사가 있다. 게다가 자칭 관세맨 도널드 트럼프가 내년 다시 미국 대통령으로 복귀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졌다.

또 지난 7월 일본은행이 예상을 깨고 깜짝 금리인상을 단행한 직후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가 12% 폭락하고 전 세계 증시가 블랙먼데이 공포에 순간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팔자세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때문으로 추정된다. 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이나 스위스 등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다른 곳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는 데 대표적 캐리 통화는 엔화로 가장 거래가 활발하다.

일본의 금리 인상에 그동안 저금리를 기반해 수십 년 동안 지속되던 엔캐리가 청산 움직임이 일면서 엔화의 급격한 강세를 불러왔다.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까지 더해져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주식시장은 갑자기 공포에 휩싸이며 매도세가 심했다.

결국 일본은행 부총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자제한다며 진화에 나서며 이후 올해 더 이상 인상에 나설 여유가 없어졌다.

현실이 된 AI, 노벨상까지…딥페이크 무차별 확산 과제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올해 국제 뉴스에서 가장 화제가 많이 된 과학기술은 아마도 인공지능(AI)일 것이다. 지난 10월 8일과 9일 각각 발표된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은 대부분 그 분야 정통 학자가 아닌 AI를 연구했거나 AI를 이용해 무엇인가를 개발한 과학자들이 탔다.

노벨물리학상은 AI 머신러닝의 토대를 마련한 학자, 그리고 머신 러닝 중에서도 딥러닝의 기법을 개발해 '21세기 인공지능의 아버지'라고 불린 학자가 탔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에는 과학자가 아닌 기업가도 끼어 있었다. 3인 공동 수상자 중 데미스 허사비스는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였다. 고전적인 물리와 화학 분야가 아니라 컴퓨터 과학자로 분류될 수도 있는 사람들이 주목받고 노벨상까지 탄 것이 AI의 '빛'이라면 '그림자'도 있었다.

'선거의 해'라고 부를 정도로 유난히 총선과 대선이 많았던 올해 세계에는 AI가 합성한 딥페이크 물 가짜 뉴스가 넘쳐났고 딥페이크를 이용한 사기 피해도 급증했다. 실생활 속에도 깊이 뿌리내려 청소년들이 유명 인사들뿐 아니라 동급생의 사진을 이용, 음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공유하는 것은 큰 사회 문제가 되어 AI 시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일상화되는 '살인 더위'…올여름, 지구상 가장 더웠다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찾아온 폭염 속에서 한 방문객이 화씨 132°F(섭씨 55°C)가 적힌 체온계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4.07.07/ ⓒ AFP=뉴스1 ⓒ News1 이강 기자

올해 여름은 지구상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의 지구 일평균 기온은 17.16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구 일평균 기온은 북극과 남극까지 포함된 것으로, 지구 일평균 기온은 C3S가 관측을 시작한 1940년 이래 가장 높았다.

6월에서 8월까지 3개월간 지구 평균 기온 또한 16.82도에 달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0.03도 높았으며, 1991년부터 2020년의 6~8월 평균 온도보다는 0.69도 높았다.

역대급 폭염에 세계 곳곳은 여름 몸살을 앓아야 했다. 6월 그리스의 기온은 40도 이상으로 치솟으며 6명의 관광객이 폭염으로 사망했다. 같은 달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 '하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순례객 약 1300명 이상이 온열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올림픽이 열린 8월의 프랑스 파리는 한여름 기온이 40도를 웃돌며 선수 생명에 우려가 제기됐고 중국은 9월까지도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며 무더운 날씨를 이어갔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이사는 올해 더위의 원인으로 화석연료를 꼽았다. 지난해에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지만 올해 그 영향은 거의 사라졌으며 석유와 천연가스 연소로 인한 기후 변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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