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 좋은데 경기 신뢰는 바닥…FT "세계인의 우울감 보여줘"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 나타내는 타이거지수 낮아

15일(현지시간) 헤즈볼라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에서 불길에 휩싸인 모습이 보인다. 2024.10.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가 곤두박질쳐 세계 경제 회복의 장애가 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비교적 견고하지만, 신뢰 지표는 급격히 하락하거나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

미국 싱크탱크 그룹인 브루킹스 연구소와 FT의 세계경제회복 추적지수(일명 타이거 지수)에 따르면 낮은 신뢰도는 세계 경제의 약점이 되고 있다. 타이거 지수는 주요 20국(G20) 경제 대부분을 커버하면서 다수의 경제 및 금융 변수들을 하나의 지수로 결합해 산출한다.

2024년에 실제 기업활동(real activity)의 경우 미국은 10을 넘고 중국은 5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신뢰(confidence)는 미국이 마이너스(-) 2에 가깝고 중국은 -4를 넘어 실제 경제 상황보다 기업이나 가계 심리가 훨씬 좋지 않음을 보여줬다.

브루킹스-FT의 세계경제회복추적지수(TIGER) 추이(FT 갈무리)

전문가들은 11월 5일 미국 대선과 중동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포함한 지정학적 혼란이 모두 신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우울함과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신뢰 지표는 잘하고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에서 모두 매우 부진하다"고 밝혔다.

타이거 지수는 2년마다 발표되는데, 미국과 중국에서 급격히 하락한 신뢰도는 장기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일본과 독일도 신뢰도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신뢰도 지표의 취약성은 경기 회복이 지속될지에 대한 불안감뿐만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과 "많은 핫스폿에서의 지정학적 불안정의 그림자"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수는 특히 미국과 인도 경제가 여전히 '고속 기어'에 있음에도 발생해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