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황석영부터 한국이 고대했던 노벨문학상, 한강이 수상 '쾌거'

2000년대 중반부터 고은, 황석영 등에 수상 기대감 높아져
올해 비서구권 여성이 탈 것이라는 예상 맞아떨어져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인 소설가 한강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국 작가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강이 처음이다. 사진은 작년 11월14일 열린 한강 작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모습. (뉴스1DB)2024.10.10/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한국문학의 발전 수준에 맞춰 10여 년 전부터 고은 시인과 황석영 소설가, 김혜순 시인 등의 수상을 고대해 왔던 한국이 10일(현지시간) 결국 한강(54)을 통해 노벨문학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한국 시간으로 오후 8시에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썼다며 한강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앤더스 올슨 노벨문학상 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에서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고,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강은 과학자이자 상 창시자인 알프레트 노벨이 1896년에 사망한 기념일인 12월 10일에 스톡홀름에서 상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 작가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기대를 모아 도박사이트에서도 상위를 차지한 적이 많은 작가는 고은 시인으로 수년간 노벨문학상 발표 날에는 고은 시인 자택에 기자들이 몰려가 있곤 했다. 그 후 다른 작가가 호명되고서야 기자들은 자택 앞에서 물러났다.

그다음으로 많이 거론된 작가는 황석영으로 특히 그의 최근 작품인 '철도원 삼대'는 한반도 백 년의 역사를 철도원에서 일하는 삼대의 이야기를 담아 다시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대감을 키웠다.

여성 작가들로는 김혜순 시인과 소설가 한강이 언급되어 왔다. 김혜순 시인은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해 글로벌 독자들에게도 인지도가 높다. 또 한강 역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이민진, 이창래, 재니스 리 등 미국 내 한인 2세들도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는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어 왔다.

전문가들은 올해 노벨문학상이 비서구권 여성에게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는데 한강의 수상으로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은 중년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가 받았는데, 2012년 이후 매년 남녀가 번갈아 상을 받았기에 올해 여성이 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