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두배 돼 돌아온 홍역 '비상'…WHO "예방접종 꼭 맞아라"

지난해 28만명 발병…유럽 급증, 그외 홍역 퇴치 국가서도 발생

영국에서 한 아기가 MMR백신을 맞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두배로 증가하면서 각국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홍역 예방접종을 놓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병 사태가 일어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접종을 완료하라고 촉구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이트 오브라이언 WHO 예방접종 국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대규모로 홍역이 발생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두 배나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에도 WHO는 2023년에 전 세계적으로 28만명 이상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면서 유럽이 45.5배, 동남아 1.7배, 서태평양지역이 3.3배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원래 홍역 퇴치 인증을 받았던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홍역이 산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홍역은 독감과 유사한 증상과 발진을 일으키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MMR(홍역, 볼거리, 풍진 예방) 백신을 유년기에 2회 접종받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으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제외하고 다른 병의 예방 접종이 등한시되어 이 기간에 약 6000만명의 어린이가 접종을 놓쳤다.

또 잘못된 가짜 정보나 일부 백신 반대론자(미국의 안티백서, 한국의 안아키 등)들의 신념 때문에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례도 있어 홍역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19일 미국 더힐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홍역 환자 증가에 따라 건강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미 올해 미국 내 감염자 수는 2023년 총감염 건수를 넘어섰다. CDC는 지난주 기준으로 올해 17개 주에서 58건의 홍역 사례를 확인, 54건이 해외여행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CDC는 "오스트리아, 필리핀, 루마니아, 영국과 같은 여행지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홍역이 발생하고 있다. 홍역 감염을 예방하고 유입으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목적지와 관계없이 해외로 여행하는 모든 미국 거주자는 MMR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본에서도 홍역 감염 사례가 잇달아 보고됐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해외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면서 “해외와의 왕래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국내에서의 유행에도 특히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2회 홍역 백신 접종을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