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친미후보' 당선에 러 "중국의 일부" 일축 vs 日·英·EU '환영'
러 외무부 "특정국이 선거 이용…대만해협 흔들기 시도"
日"대만과 비정부 협력 심화"…英·EU '민주적 선출' 의의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13일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가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는 소식에 주요국들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선거의 의미를 일축했지만, 일본과 영국, 유럽연합(EU)은 일제히 민주적 선출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대만 총통 선거와 관련해 마리하 자바로바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양안 관계는 순전히 중국 내부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세계엔 오직 하나의 중국이 있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며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을 겨냥해 "특정국이 대만 선거를 이용해 중국에 압력을 가하고 대만해협과 지역 전체의 현상을 흔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생산적이며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모든 지역 안정과 국제 안보를 훼손하는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같은 날 일본과 영국, EU는 모두 대만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았음에도 총통선거가 갖는 민주적 의의를 짚으며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을 당부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는 민주적 선거의 순조로운 실시와 라이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대만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이어 "비정부 차원의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바탕으로 일본과 대만 간 협력과 교류를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오늘 선거는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추켜세웠다.
캐머런 장관은 또한 "대만해협 양측이 차이를 평화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재개하기를 바란다"면서 그 방법은 "무력이나 강압을 사용하지 않고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셉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통해 "민주적 행사에 참여한 모든 대만 유권자들에게 축하를 건넨다"며 "EU는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를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현상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렐 대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지역 및 세계 안보와 번영의 핵심이란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렐 대표의 성명에 라이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AFP는 전했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