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미·중 무역 분야 협력, 관계 개선 시작될 수 있어"

25~26일 미·중 상무부 장관급 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4일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중 첫 대면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과 중국 상무부 장관이 25~26일(현지시간) 회담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정찰 풍선 논란 이후 냉각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무역 분야에서의 협력이 양국 관계 개선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중국 관찰자들은 무역 및 비즈니스 등 실용적인 분야에서의 진전이 긴장된 관계를 해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다만 전략적 경쟁과 견제를 중시하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 전반에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미국 쪽에서는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는 대통령 선거 시기의 영향 속에서 복잡해지는 미·중 관계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미국 내에서 점점 더 커지는 이견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25~26일 양일간 미국을 방문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과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할 예정이다. 왕 부장의 방미로 성사된 이번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이래 첫 장관급 회담이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정찰 풍선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방문을 취소했는데, 블링컨 장관의 방중 재개에 앞서 상무부 장관 간 만남이 우선적으로 이뤄진 것이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 샹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실용적인 것으로 알려진 이 부문(무역 등)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다면 관계 '해빙'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도 "경제 및 무역 관계는 여전히 중·미 관계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며 "이 분야에서의 협력은 후에 양국 관계 개선의 중요한 지표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DGD) 선임연구원이자 중국 상무부 관료를 지낸 허 웨이웬은 "중국과 미국 상무부 관리들은 공급망과 첨단 기술 억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이 기술 억제를 완화하거나 관세를 해제해 한두 가지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한다면 양국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나 러먼도 미 상무장관. ⓒ 로이터=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특히 바이든 행정부도 최근 대중 외교라인을 대폭 경질하며 중국과 본격적인 협상 국면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에서도 미중 관계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양국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로라 로젠버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 국장이 지난 3월 사임한 데 이어 미 국무부 중국조정실(일명 차이나 하우스) 수장인 릭 워터스 부차관보가 오는 6월 사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차관)도 지난 12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주 펑 중국 난징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의 인사 조정은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종류의 중국 정책을 이행해야 하는지, 미국 내에서 점점 더 다양해지는 목소리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정치적 압박을 보여준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다만 무역 분야 협력이 미중 관계에서 단기간에 '해빙 무드'를 불러오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리 교수는 "이 과정은 점진적일 수 있고, (양국 관계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