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넥슨, 실명원인 GA 후보 임상 실패했지만 시력 개선…임상3상 도전
ANX007, GA 병변 면적 주요 평가기준 미충족
"시력유지 돕는 보체 기반 치료법"…올해말 임상3상 진입 기대
-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 아넥슨이 개발 중인 희귀 안질환인 지도모양위축(GA) 치료제 후보 'ANX007'이 임상시험에 실패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피험자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시력 손실을 보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후기 임상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넥슨은 GA 치료제 후보 ANX007이 임상2상(ARCHER)에서 GA 병변 성장 속도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이지 못했다면서도 12개월 동안 환자의 시력 손실을 보호했다고 밝혔다.
GA는 신경세포의 일종인 광수용체 세포 소실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망막 세포가 파괴돼 영구적으로 시력 손실을 일으킨다. 주로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AMD)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중앙 시력 손실, 야맹증, 색맹 등이 나타나며 결국 실명으로 이어진다.
ANX007는 항 보체 C1q 억제제이다. 면역반응 중 일부인 보체 시스템의 활성화를 차단해 병의 진행을 늦춘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GA치료제로 처음 허가받은 미국 아펠리스의 '시포프레'(성분 페그세타코플란)나 이달 초 일본 아스텔라스가 인수한 미국 아이베릭 바이오의 지머라'(성분 아바신캡타드 페골)는 C3와 C5 보체를 표적으로 한다.
임상시험은 GA 환자 27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다기관,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했다. 환자는 12개월간 유리체강 내에 ANX007 5㎎ 또는 위약을 매달 또는 격월로 투약했다. 주요 효능평가 기준은 자가형광안저촬영(FAF)으로 측정한 GA 병변 변화율이었다.
분석 결과, 매달 ANX007을 투여한 집단에서 GA 병변 부위는 6.2%, 격월로 투여했던 집단에서는 GA 병변 부위가 1.3% 감소하는데 그쳐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하는데 실패했다. 지난 3월 정수지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 애널리스트가 적정한 수준으로 제시했던 20~30%보다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대신 ANX007을 투여한 피험자에서 2차 효능평가 기준이었던 시력이 보존되는 효과가 관찰됐다.
매달 또는 격월로 투약한지 12개월 뒤 최대교정시력(BCVA)을 비교하기 위해 진행했던 검사에서 검사표상 시력이 15글자 이상 시력이 떨어질 위험이 각각 72%,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저조도에서 시험한 검사 결과도 시력이 개선됐지만, 마찬가지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었다.
회사 측은 "월별 투여군과 격월 투여군 모두 P값이 0.05를 초과했지만, 이 치료법이 진행을 늦추는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넥스 측은 ANX007이 환자가 시력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첫 보체기반 GA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임상3상을 위한 임상시험 설계를 마쳤으며 규제기관과 논의할 예정이라며 2023년 말에는 임상3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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