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나토도 러시아에 구금된 WSJ 기자 석방 촉구…"민주주의 전적으로 지지"

"언론인, 위협 없이 자신의 직무 수행할 수 있어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미국인 에반 게르시코비치(31)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특파원. 2023.3.30 (미 월스트리트 제공)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유럽 각국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구금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31)의 석방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아날레나 베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러시아는 게르시코비치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의 체포는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언론인이 러시아의 변덕스러운 정치적 책략의 노리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대변인도 이날 "우리는 게르시코비치를 석방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는 미국과 함께 한다"며 "우리는 민주주의 원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EU 집행위원회의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정보 수집 및 관련 작업은 모든 언론인의 자연스럽고 중요한 업무"라며 "언론인은 당국의 위협 없이 자신의 의무와 직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게르시코비치의 석방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의 체포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언론의 자유, 언론의 권리, 질문하고 업무를 수행할 권리를 중요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게르시코비치는 지난달 30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구금됐다. FSB는 그가 미 당국의 지시로 러시아 군수 산업단지 내 기업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는 입장이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은 게르시코비치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존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기자가 구금된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우리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미국은 그의 구금을 엄격하고,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게르시코비치를 보내달라"며 석방을 촉구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민들을 겨냥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가장 강력한 조건으로 게르시코비치의 구금을 비난한다"고 말한 바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