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러, 소모전으로 전쟁 장기화…나토 국방비 지출 늘려야"

"동맹국 국방비 GDP 2% 수준으로 올려야"
"中, 중재자 역할 위해선 우크라와 접촉해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러시아가 소모전을 벌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서방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나토 동맹국들이 군사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영국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전투는 러시아가 최소한의 이득을 위해 많은 사상자를 내고, 수천 명의 병력을 더 투입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화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더 많은 전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군사 산업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이란이나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정권에 손을 뻗어 더 많은 무기를 얻으려고 한다"며 "이에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및 기타 서방 국가들은 무기, 탄약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준비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탄약 지출 비율은 생산 비율보다 높다"며 "오는 7월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동맹국들이 GDP의 최소 2%를 국방에 투자하는 방안에 동의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지난달 15일 열린 국방장관 회담에서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9년 만에 현행 GDP 2%에서 더 높이기로 했다.

다만 현재 GDP 2% 지출이라는 목표 달성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나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나토 30개 회원국 중 미국, 영국, 폴란드, 그리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7개 국가만이 GDP의 2%를 국방비에 지출하고 있다.

또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것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시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접촉하려는 시도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한 진전이 있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스웨덴은 지난 정상회담에 초청됐고, 일부 동맹국들로부터 안보 보장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나토 테이블에 있었다"며 "나토는 튀르키예(터키)와 스웨덴과의 회의를 재개할 수 있었고, 일부 제한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토에 신규 가입하기 위해선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옹호하고 있다며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