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러 대사 "美, 우크라 부패 외면…러-나토 충돌 가중시켜"

"美 지원 무기, 범죄조직 등 암시장에 유출될 우려 있어"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주재 러시아 대사.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도층의 부패를 외면한 채 지속적으로 무기를 제공하며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충돌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미국은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며 "미 행정부의 조치는 우크라이나 급진파를 새로운 끔찍한 행위로 몰아붙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불에 연료를 추가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위기의 지리적 확장을 유발하고 있지만, 정작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조처는 유럽 전체의 안보를 위협하고 러시아와 나토 간의 직접적인 충돌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엘리트의 부패를 외면하고 있다"며 "군수품 중 일부가 암시장에 유출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 이 무기가 일부 테러 집단과 범죄 조직의 손에 넘어가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부패, 두 가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에너지부 차관이 뇌물 혐의로 체포되는가 하면, 군 지도부는 병사들이 먹을 식자재 가격을 부풀려 뒷돈을 챙기다 적발됐다. 부패 사건으로 12명의 고위공직자가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방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자금이 제대로 활용됐느냐는 우려가 제기됐고, 미 당국은 이에 대한 점검에 나섰으며 현재까지 자금 남용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 행정부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332억 달러(약 42조원) 이상의 군사 원조를 제공했는데,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지원하는 무기가 암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