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기 수출액 140% 증가…'우크라戰 특수' 톡톡히 누렸다-NYT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째. 한국의 방위산업이 뜻밖의 호황을 맞이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무기 수출액은 173억 달러(약 22조40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72억5000만 달러(약 9조4000억원)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 방위산업의 '큰손' 역할을 한 건 폴란드다. 한국 방산업체는 지난해 폴란드와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124억 달러(약 16조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브뤼셀 자유대학 한국학 교수는 "한국이 다른 동맹국들보다 더 빨리 무기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유럽 국가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냉전 종식과 함께 유럽은 탱크와 대포 같은 재래식 무기 생산 능력을 줄여왔지만, 한국은 북한이라는 실질적인 위협 때문에 군사 역량을 키우고 있어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파르도 교수는 "독일이나 영국 같은 나라가 무기를 수출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무기는 내년에 필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부 교수 겸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소장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전시상태에 있는 국가로서 실전 배치가 가능한 무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빠르게 무기 수출량을 늘려왔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무기 수출국이다. 2021년 세계 수출의 2.8%를 차지하며 세계 8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경제·인도적 지원은 했지만, 무기 제공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해오고 있다. 다만 이처럼 수요가 늘어난 만큼 한국 무기가 우회적으로 우크라이나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까지 차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NYT에 "한국 무기가 다른 나라를 거쳐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경우 한국이 얼마나 강력하게 수출 통제를 시행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