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에 1명' 꼴 아이 낳다가 숨진다…연간 28만명-유엔
가난하거나 분쟁 지역일 수록 의료 서비스 접근 어려워 사망률 高
선진국 중 인종 차별 및 소득수준 양극화 심한 美가 MMR 가장 높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유엔 조사 결과 2020년 매일 800여 명의 여성이 임신·출산 과정에서 예방 가능한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2분에 한 명꼴이다.
23일 유엔 및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등은 '2000~2020년 모성 사망률 추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지역·국가별 산모 건강에 심각한 불평등이 발견됐다고 요약했다.
유엔은 임신·출산을 하다가 사망한 여성, 또는 출산 후 최대 6주 내 사망한 여성을 '모성 사망'(Maternal Mortarlity)건으로 정의해 집계했다. 위험한 불법 임신중절 수술 중 사망한 경우도 포함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모성 사망률(MMR)은 34.3% 감소했다. 2000년 출생아 10만 명당 산모가 사망한 건수는 339건이었으나 2020년에는 223명으로 줄었다.
2020년 전 세계에서 모성 사망한 이는 약 28만7000명에 이른다. 2분에 한 명씩 아이를 낳다가, 또는 출산 후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이다.
모성 사망은 대부분 가난하거나 분쟁으로 폐허가 된 곳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전 세계 모성 사망의 70%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몰려 있었다. 이 지역들의 MMR은 호주·뉴질랜드보다 136배 더 높았다.
지역별로 가장 큰 MMR 감소 폭을 기록한 나라는 벨라루스로 무려 95.5% 급감했다. 반대로 베네수엘라는 가장 높은 증가 폭을 보인 곳은 베네수엘라였다.
보고서는 모성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대량 출혈, 바이러스 감염, 성병,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절 수술 등을 꼽았다. 또 이 원인은 대부분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것들이라고 했다.
안슈 바너지 WHO 사무차장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억7000만 명의 여성이 현대적인 피임 수단을 이용할 수 없으며, 전체 임신 중 절반이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라고 밝혔다.
사무차장은 매년 발생하는 7300만 건의 임신중절 중 절반가량은 안전하지 않은 시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 내용 중 가장 의외로 꼽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MMR이 가장 높다. 2000~2020년 사이 MMR 비율은 0.02로 거의 두 배 정도 뛰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극명한 인종적 불평등과 사회·경제적 격차가 MMR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인 여성보다 흑인 여성의 MMR은 10만 명 중 19.1명으로 3배 더 높았다. 원주민 여성의 경우, 백인 여성보다 임신 기간 및 출산 후 사망할 위험이 훨씬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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