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컨테이너 숙소'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기부

집 잃은 이재민, 수십~수백만 명으로 추산

카타르 도하 알에마디 마을에서 직원들이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가설 숙소를 만들고 있다. 카타르는 이 가설 숙소와 카라반 1만여 대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지원하기로 했다. 2022.11.09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카타르가 2022 월드컵 관람객 용으로 마련했던 컨테이너 숙소와 카라반 1만 대를 튀르키예와 시리아 대지진 이재민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해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빠르게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카타르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간 동안 팬들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됐던 카라반 시티. 바퀴가 달린 가설 숙소다. 카타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재난민들을 위해 컨테이너 숙소와 카라반 1만 대를 보낸다. 2022.10.2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카타르가 지원하는 가설 숙소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숙박 대란을 막기 위해 마련했던 것이다. 정부는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축구 팬들을 수용하기 위해 카라반 1만3000여 개로 '팬 빌리지 카라반 시티'를 조성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카라반 숙소는 방 하나에 침대 2개와 조그마한 탁자가 들어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13일부터 가설 숙소 운반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의 트윗 게시글. 국왕은"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형제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적었다.

최근 튀르키예 경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유대 관계를 강화해온 카타르는 대지진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구조인력 130명·구호물자 100톤(t)을 지원과 더불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지난 12일 이스탄불을 직접 방문했다. 대지진 이후 튀르키예를 방문한 첫 외국 정상이다.

12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카타르 의료진이 대지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 반군 점령지역으로 넘어가기 위해 국경 인근에 모였다. 빨간 점퍼를 입은 대원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만 530만 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AFP통신은 튀르키예에서는 건물 수천 채가 붕괴하고 수만 채가 대대적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전했다.

현지 이재민들은 천과 막대 등으로 허술하게 지어진 텐트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차 재난으로 인한 피해자가 지진 피해자보다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재민들은 안전하게 잠이 들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규모 7.8 강진 발생 사흘째인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카라만마라스에서 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이 추위에 떨며 담요를 뒤집어 쓴 채 모닥불을 피우고 있다. 2023.2.8.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9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벨렌 한 이재민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임시거처를 설치하고 생활하고 있다. 2023.2.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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