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리가 돕는 건 시리아 국민…아사드 정권 아냐"
이란·러시아 등 시리아 우방국, 정부 통해 직접 지원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이 튀르키예(터키)·시리아 지진 피해에 구호를 제공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있지만, 시리아를 돕는 것이지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인도주의적 지원을 주도해온 것처럼, 시리아 사람들이 이 재난(지진)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물론 이 자금은 정권이 아니라 시리아 국민에게 간다는 점을 여기서 강조하고 싶다"며 "이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십수 년째 신음하고 있다. 내전은 지난 2011년 3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독재 정권 퇴출을 요구하는 시위에서 시작됐지만, 이슬람 시아파-수니파 간 갈등, 미국-러시아의 대리전으로 번졌다.
시리아에 대한 대부분의 원조는 정부 소유 영토인 수도 다마스쿠스를 통해 이뤄진다. 아사드 정권은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대해 어떤 구호품이 전달되는지 엄격히 통제해왔기 때문에, 북부 반군 장악 지역으로 향하는 지원은 튀르키예 국경을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리아와 척을 져온 서방은 이번 지진과 관련해서도 튀르키예를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에 두 개의 구조팀을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158명의 인력과 12마리의 수색견, 7만7100kg의 특수 장비 등이 동원된다.
앤드루 미첼 영국 세계개발부 장관도 시리아 민간구조대인 하얀 헬멧과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시리아 정부와 우호적인 일부 국가들은 수도 다마스쿠스에 직접 원조를 보내고 있다. 이란 국영 언론과 시리아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란은 70톤(t)의 식량, 텐트, 의료품 등을 실은 비행기를 다마스쿠스로 보냈다. 이 물품은 정부 통제 하에 있는 알레포와 라타키아 지역 등에 도착할 전망이다.
아사드 정권의 우방국인 러시아는 튀르키예를 통해 반군 지역에 구호품을 보내려는 데 꾸준히 반대해왔다. 모든 원조가 아사드 정권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와 중남부 카흐라만마라슈 지역에서 지난 6일 새벽 4시17분(한국시간 오전 10시17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후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km 지점에서 규모 7.5의 여진이 발생하며 피해를 키웠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망자는 튀르키예에서는 5894명, 시리아에서는 2032명 등 총 7926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며 사망자 규모가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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