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회, 2명 와서 창피" 신예작가 SNS 고백 후 일어난 기적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미국의 한 신예 작가가 파리 날리는 사인회를 경험한 후 창피했다는 일화를 트위터에 털어놓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선배 대작가들이 너도나도 자신의 신인 시절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위로를 전했고, 그의 작품은 곧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신예 작가 첼시 배닝이 최근 겪었던 기적 같은 일에 대해 보도했다.
첼시 배닝은 지난 3일 자신의 첫 판타지 소설인 '왕관과 전설'을 출간한 기념으로 오하이오주 애슈터불라의 한 서점에서 사인회를 열었다.
하지만 부푼 마음을 안고 참석한 첫 사인회 결과는 처참했다. 그날 배닝에게 사인받은 독자는 달랑 2명이었다. 배닝은 쥐구멍에 숨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음날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날 있었던 일을 공유하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어제 사인회에 2명밖에 안 와서 아쉬웠다. 사전조사에서는 37명이 사인회에 와주신다고 했는데 솔직히 좀 속상하고 창피하다"고 토로했다.
배닝의 '망한 사인회' 이야기는 트위터에서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다른 유명 작가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과거를 털어놓으며 배닝에게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도 각색된 베스트셀러 '샌드맨'을 쓴 닐 게이먼은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멋진 징조들(Good Omens)' 사인회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당신에겐 두 명이나 더 왔군요"라고 말했다.
부커상 수상자인 마거릿 애트우드는 "사인회 망한 작가 클럽에 가입하라. 내 사인회에도 아무도 안 왔다. 스카치테이프를 사고 싶은 남자 한 명이 왔을 뿐이다. 그는 내가 직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공포물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도 자신의 사인회를 회상하며 "손님 한 명이 있었다. 통통한 아이가 '나치 관련 책 어딨는지 알아요?'하고 내게 물었다"고 말했다.
2017년에 쓴 소설 '파친코'가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던 한국작가 이민진도 힘을 보탰다. 그는 "남편의 사촌만 있는 곳에서 낭독회를 했다. 딱 한 명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다"라며 거들었다.
이 외에도 조디 피코, 셰릴 스트레이드 등 세계 유수의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배닝에게 응원과 위로의 글을 보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 중인 선배 대작가들의 응원 메시지에 이어 기적은 계속됐다. 이 일로 배닝의 책이 화제가 되며 그의 책 '왕관과 전설'이 아마존 서적 판타지 장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배닝은 "이렇게 많은 작가가 트윗에 응답해 준다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책이 아마존에서 1위에 오른 소식을 전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syk1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