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전 이후 러 에너지 73조원 수입…지난해보다 70% 늘어

석탄 20%·LNG 30% 증가…'윈윈' 당분간 계속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로부터 약 73조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석유 등 에너지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방 국가들의 대(對)러 제재가 사실상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9월 말까지 7개월간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 총액은 510억 달러(약 73조1200억 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액은 300억 달러(약 43조 원)에 그쳤는데, 이보다 70%나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는 석탄 매장량 세계 2위, 생산량 세계 6위로 호주,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세계적인 석탄 공급국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월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고, 호주와 유럽연합(EU)도 잇달아 수입을 멈췄다.

러시아는 연방 예산의 45%를 석탄,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에 의존할 정도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주요 국가다. 서방의 제재를 받던 러시아의 숨통을 트이게 해준 건 다름 아닌 중국이다. 중국은 올해에만 전년 대비 20% 증가한 700만 톤의 석탄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왔다.

석탄, LNG, 석유 전 분야에서 중국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의 지난달 러시아산 점결탄(코크스나 가스 원료용으로 사용되는 석탄) 수입량은 250만 톤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190만 톤, 지난해 9월 90만 톤을 수입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중국의 지난달 LNG 수입량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가량 증가한 81만9000톤을 기록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도 지난 8월 830만 톤, 지난달 830만 톤을 기록하며 1년 전 610만 톤이던 것에 비해 대폭 늘었다. 당초 중국의 원유 최대 공급국은 사우디아라비아였지만, 러시아가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러시아산 가스 최대 수입국이던 유럽연합(EU)은 개전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량을 꾸준히 줄여왔다. 이에 러시아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국가에 에너지를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8월에만 러시아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230만 톤의 석탄을 수입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와 중국 및 전략적 동맹국 간 상호 이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