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이번엔 성공?…바이오젠 '레카네맙' 임상3상 주요평가 충족

치료 18개월후 임상치매척도, 위약보다 27% 개선
2023년 1월6일까지, FDA 승인 여부 발표

ⓒ AFP=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한 새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 '레카네맙'이 후기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최근 기대가 컸던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신약 '에두헬름(성분 아두카누맙)'이 유럽에서 승인이 철회되는 등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레카네맙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오젠은 최근 라카네맙이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임상3상(Clarity)에서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하며 증상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라카네맙은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도 인지장애(MCI) 치료를 위한 항아밀로이드 베타(Aβ) 항체다. 과다 생산·축적된 Aβ는 끈적한 막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해 뇌와 뇌혈관 주위에 쌓여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

양사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에서 라카네맙은 치료 18개월 후 임상치매척도(CDR-SB)를 위약 대비 27% 개선해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임상시험에서 22%를 개선했던 아두카누맙이나 23% 개선했던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임상2상 결과에 비해 개선된 수치다.

라카네맙 치료군은 투약 6개월째부터 CDR-SB값이 유의미하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CDR-SB는 기억, 방향성, 판단·문제 해결, 지역사회 문제 가정·취미, 개인 관리 등 6개 영역에서 인지·기능을 평가해 합산한다.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 유효성 평가지표로 사용된다.

라카네맙은 또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평가한 뇌 내 아밀로이드 수치도 위약군에 비해 낮았다. 다른 2차 평가지표인 알츠하이머 평가척도-14(ADAS-cog14), 알츠하이머 복합점수(ADCOMS) 기준도 모두 충족했다.

다만 뇌 영상 비정상 소견(ARIA) 등 이상반응 비율은 위약군보다 다소 높았다. 라케네맙 투약 환자 중 2.8%가 뇌부종 관련 증세를 보였지만 위약군에선 보고되지 않았다. 뇌출혈의 경우 각각 0.7%와 0.2% 수준이었다. 바이오젠은 이상반응이 예상범위 내였다고 설명했다.

미셸 보나소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레카네맙이 승인되면 잠재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고 인지 기능에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을 환자와 가족에게 줄 수 있다"며 "연구 결과는 뇌에서 응집된 Aβ를 제거하면 질병 초기 단계 질병 둔화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FDA는 지난 7월 레카네맙을 신속승인 대상으로 지정했다.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 법(PDUFA)에 따라 2023년 1월6일 레칸네맙에 대한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에자이는 지난 3월부터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사전 평가 상담 시스템을 통해 서류 제출을 시작했다.

두 회사는 에자이의 2022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2023년 3월 31일 전까지 미국과 유럽, 일본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알츠하이머 임상시험학회(CTAD)에서 자세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