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유럽, 미국에 의존할 수 없어…당장 국방력 강화해야"

"러시아, 유럽 전체보다 더 많은 방위비 지출…유럽 방위 연합 구축할 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유럽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은 더 이상 미국의 보호에 의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환상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유럽은 자체 방위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 당장 유럽의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며 오직 억제할 수 있을 뿐"이라며 "현재 러시아가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더 평화로운 시대에 살기를 바란다. 우리가 산업적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우리를 해치려는 이들에 대한 억지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제 단결과 힘을 통해 유럽의 평화를 보장하는 유럽 방위 연합을 구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방위비 증액에 대한 목소리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종전 협상에서 배제하면서 미국의 안보 지원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엔 회원국들이 공공자금을 국방 부문에 투입할 수 있도록 재정준칙 예외조항을 적용하고, 회원국들의 무기 공동조달을 위해 최대 1500억 유로의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