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북한군 정경홍 수첩엔 "러시아군 물건 훔쳤다" 고백

우크라, 세차례 유품 공개...범죄 이력 제기도
러, 북한군에 위조 신분증 지급했단 의혹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유류품에서 러시아군의 물건을 훔친 사실을 고백한 수첩이 발견됐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이 공개한 북한 병사 '정경홍'의 메모. (SOF 텔레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유류품에서 러시아군의 물건을 훔친 사실을 고백한 수첩이 발견됐다.

8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된 북한군 '정경홍'이 생전 지니고 있던 수첩의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수첩에는 파란 볼펜으로 휘갈겨 적은 글이 담겼고, SOF는 이 북한 병사가 자신의 비위 행위를 상세히 기록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생활총화'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정경홍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로부터 조국의 명예를 지키고 북한 특수부대의 용맹함을 보여주라는 명령을 받았음에도 러시아 군인들의 물건을 훔쳤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SOF는 앞서 지난달 말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정경홍의 신분증과 시신 사진, 일기, 수첩 내용 등을 공개하며 이 병사가 과거 북한에서 범죄를 저질러 러시아로 파병됐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군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위조 신분증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이보케이션 인포'는 이날 텔레그램에 사망한 북한 병사들의 유류품에서 이러한 위조 신분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들의 신분증이 러시아군에서 지휘관급에 발급되는 신분증으로, 사진은 없고 가짜 이름과 러시아군의 도장이 찍혀있다고 전했다.

친우크라이나 단체인 '인폼네팜'(InformNapalm)도 이날 텔레그램에 이 신분증을 북한군이 검문소 통과와 물자 수령 시 신원을 증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