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EU에 시리아 제재 완화 촉구…과도정부의 긍정적 조치 조건
EU 외무장관 회의서 제재 완화에 대한 지지 확보 노력
美재무부, 에너지 결제 등 시리아에 대한 일시적 제재 완화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반군에 의해 무너지면서 13년간 내전이 종식되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독일이 시리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은 지난달 크리스마스 직전 EU 회원국들에게 두 개의 문서를 전달했으며 해당 문서에는 EU가 해제할 수 있는 시리아에 대한 주요 제재들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은 시리아 과도정부의 지도자인 아흐메드 알 샤라가 이끄는 지도부가 특정 개혁을 시행하는 조건으로 제재를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문서에는 소수자 및 여성 인권 보호, 무기 비확산 보장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는 조건으로 EU가 시리아에 부과한 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제안한 내용은 △자금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은행에 대한 제재 완화 △심각한 정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 완화 △항공 운송에 대한 제재 완화 △시리아 국민들이 귀국 시 자동차를 가져오거나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개인 자산 이동 제한 해제 등이 포함됐다.
한 독일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내전 기간 동안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제재는 유지되어야 하지만 특정 부문에서 시리아 국민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오는 27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시리아에 대한 제재 완화에 대해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미국 재무부도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면서 시리아 정부와의 거래와 일부 에너지 결제 및 개인 송금을 허용했다.
그러나 EU 회원국들 간에는 시리아에 대한 제재 완화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히 많은 서방 관계자들은 알 샤라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알 샤라는 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후 이슬람 반군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지원을 받는 전직 이들리브 정부 관계자들로 정부를 내각을 구성했다. EU는 HTS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어 여전히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카자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달 EU 외무장관 회의 후 "시리아의 새 지도부의 말이 아닌 실제적인 행동과 조치를 보고 나서 우리가 제재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EU가 필요할 경우 다시 제재를 되돌릴 수 있는 일시적인 제재 완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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