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유럽정치 전방위 간섭…이번엔 영국 극우인사에 "물러나라"
반이민 수감자 지지 발언에 패라지가 거리 두자 태세 바꿔
지난달 독일 극우정당 AfD 지지하며 반발 일으켜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영국 극우 인사를 공격하는 등 유럽 정치에 전방위적으로 간섭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를 향해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영국개혁당에는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패라지에게는 그만한 자질이 없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자리 잡은 머스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패라지를 지지했으며 그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영국개혁당은 지난해 7월 영국 총선에서 약 14%를 득표하며 5석을 가져갔다.
패라지는 집권 노동당과 제1야당인 보수당의 양당 체제에 도전하는 영국개혁당을 돕기 위해 머스크가 기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머스크는 법정 모독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영국의 반이민·반이슬람 운동가 스티븐 약슬리 레넌(가명 토지 로빈슨)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는데, 패라지는 이견을 나타냈다.
패라지는 "일론은 뛰어난 사람이지만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 견해는 토미 로빈슨이 영국개혁당에 적합하지 않으며 나는 결코 내 원칙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머스크는 패라지의 이 같은 발언에 반감을 품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부터 머스크는 영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했으며 지난해 여름 반이민 폭동 이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반복적으로 비난했다.
지난달 머스크는 독일의 극우 정당인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면서 현지 매체 벨트 암 존탁에 "AfD가 독일의 희망"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냈다. 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향해서는 반민주적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독일 정치권에서는 머스크가 내정에 입김을 행사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독일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머스크를 겨냥해 "서구 민주주의 역사상 우방국의 선거운동에 (머스크와) 비슷한 간섭 사례가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라고 지적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신년사에서 "독일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국민들이 결정한다"라며 "소셜미디어 소유주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머스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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